인터넷도 끊었다…32년 '무중단' KT 위성관제센터 가보니[르포]

정지궤도 위성 5기 24시간 관제…외부 접속 차단한 폐쇄망 운영
GEO 넘어 LEO·6G까지…AI 활용 대규모 위성군 관제 준비

본문 이미지 - KT SAT 용인관제센터에는 로비에 대형 위성이 전시돼 있다.(KT 제공)
KT SAT 용인관제센터에는 로비에 대형 위성이 전시돼 있다.(KT 제공)

25일 오전 9시 30분 찾은 경기 용인시 KT SAT 위성관제센터. 이곳은 우주에 떠 있는 위성의 상태와 위치를 실시간으로 살피고 필요할 경우 지상에서 직접 제어하는 KT(030200) 그룹의 위성 운용 거점이다.

KT SAT는 이곳에서 무궁화위성 K5·K6·K7·K5A·K6A 등 총 5기의 정지궤도 위성을 직접 운용하고 있다.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위성관제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KT가 유일하다.

장애나 재난 상황에서도 관제를 이어갈 수 있도록 용인 관제센터와 대전 부관제센터를 연계한 이원화 체계도 갖추고 있다. 용인센터는 1994년 11월 문을 연 이후 32년간 단 1분 1초의 공백 없이 위성관제를 이어왔다.

우주에 위성을 쏘아 올렸다고 해서 정해진 위치에 그대로 머무는 것은 아니다. 위성은 태양과 달의 인력, 태양 복사압, 지구 질량의 불균형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아 조금씩 예정된 궤도에서 벗어난다.

이를 그대로 두면 위성이 원하는 지역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거나 통신 서비스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관제요원들은 위성의 움직임을 계속 확인하면서 필요한 순간에 궤도와 자세를 조정한다.

관제실에 들어서자 대형 화면에 뜬 지구본과 그 주변을 에워싼 수많은 점이 눈에 들어왔다.

KT SAT가 운영하는 충돌 감시 시스템이다. 미국에서 제공되는 우주 환경 데이터를 운영자가 일일이 확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받아 화면에 시각화했다.

관제요원들은 이를 통해 KT SAT 위성 주변으로 다른 우주 물체가 얼마나 가까이 접근하는지 확인한다. 위험도가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충돌 가능성을 분석하고 필요할 경우 위성의 위치를 움직이는 '회피 기동'에 나선다.

실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위성을 움직이는 일이 빈번한 것은 아니지만, 충돌 위험이 커지면 안전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위성의 위치를 조정한다.

관제 시스템은 외부 인터넷과 분리된 폐쇄망으로 운영된다. 외부에서 원격으로 관제 시스템에 접속해 위성을 움직일 수 없도록 한 조치다. 관제요원이 직접 관제실에 들어와 시스템을 조작해야 위성에 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해킹 등 외부 위협으로부터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최근 해외에서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위성관제 방식도 검토되고 있지만,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될 경우 침투 경로가 생길 수 있어 KT SAT는 현재 폐쇄망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관제 시스템도 국산화했다. 과거에는 위성 제작사가 제공하는 외산 관제 시스템을 사용했지만 이후 제작사와 협력해 기술을 이전받았다. 현재는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신규 위성에 적용할 차세대 관제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위성의 위치와 상태뿐 아니라 실제 통신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제공되는지도 관제센터에서 살핀다.

관제실 한쪽에서는 위성의 궤도와 상태를 관리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위성통신 서비스 품질을 감시한다. 지상에서 보낸 전파 신호가 위성에 제대로 도달하는지, 위성이 이를 정상적으로 받아 증폭해 다시 보내는지, 신호에 왜곡이나 간섭이 발생하지 않는지 등을 계속 확인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원인을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취한다.

관제실 벽면에는 시계도 두 개 걸려 있었다. 하나는 한국시간, 다른 하나는 세계협정시(UTC)를 가리킨다. 해외 위성사업자와 정보를 주고받거나 위성에서 발생한 각종 기록과 조치 시점을 확인할 때 UTC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본문 이미지 -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에서 접시형 안테나의 방위각 조정을 시연하고 있다.(KT 제공)
25일 경기 용인시 KT SAT 용인관제센터에서 접시형 안테나의 방위각 조정을 시연하고 있다.(KT 제공)

KT SAT가 관제 역량을 고도화하는 배경에는 위성통신 시장의 변화가 있다.

위성통신 시장은 기존 정지궤도(GEO) 위성 중심에서 수백~수천기의 저궤도(LEO) 위성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멀티 오빗'(Multi-orbit·다중궤도) 환경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지궤도 위성은 지상 약 3만 6000㎞ 상공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움직여 지상에서는 한 지점에 머무는 것처럼 보인다. 적은 수의 위성으로 넓은 지역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지상과 거리가 멀어 통신 지연시간이 길다.

반면 저궤도 위성은 수백~2000㎞ 안팎의 낮은 고도를 빠르게 이동한다. 지상과 가까워 통신 지연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하나의 위성이 특정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다수의 위성을 연속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관제 방식도 달라진다. GEO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위성을 정해진 위치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LEO는 빠르게 움직이는 많은 위성의 궤도와 상태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다만 위성에서 원격측정 정보를 받아 상태를 확인하고 지상에서 명령을 보내며 궤도와 자세를 제어한다는 기본적인 관제 원리는 같다. KT SAT는 30년 넘게 정지궤도 위성을 직접 관제·운용하며 쌓은 기술과 경험을 저궤도 위성 관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6G(6세대)에서는 위성통신의 활용 범위도 넓어질 전망이다. 위성망이 지상 이동통신망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지상과 위성을 연계한 비지상망(NTN·Non-Terrestrial Network)이 6G 통신망의 한 축으로 논의되고 있다.

산간·도서 지역이나 해상·항공 등 지상망 구축이 어렵거나 이동통신 기지국의 서비스 범위를 벗어난 지역에서도 위성을 통해 통신을 이어갈 수 있다. 재난으로 지상 통신망이 끊겼을 때 위성망을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백~수천기의 저궤도 위성을 운용하려면 관제 자동화도 필요하다. 현재처럼 관제요원이 위성의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고 명령을 준비하는 방식만으로는 대규모 위성군을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KT SAT는 지상관제 과정에서 운영자가 수행하는 장비 설정과 명령 준비 등 반복 업무를 AI 기반으로 자동화하는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개입하는 영역을 줄여 관제 효율을 높이고 휴먼에러 가능성도 낮춘다는 계획이다.

최성호 KT SAT 기술총괄 전무는 "32년간 우주만을 바라본 KT SAT 용인센터는 수없이 축적된 우주 데이터와 실제 운용에서 비롯된 경험과 노하우로 글로벌 수준의 관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 같은 관제 역량을 LEO·6G NTN 등 미래 위성기술에 적용해 전 세계에 K-위성의 높은 위상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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