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이제 하나의 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1일부터 e심이 도입됨에 따라 '듀얼심'(유심+e심) 쓸 수 있게 된 덕이다. 일상용과 업무용 휴대폰을 따로 구입할 필요 없이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용도를 분리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투폰'을 쓰는 가장 큰 이유인 법인폰, 카카오톡도 듀얼심을 통해 '투인원'(2-in-1) 형태로 사용 가능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는 절반만 맞다. 듀얼심을 통해서도 완벽한 분리는 불가능하다.
우선 원칙적으로 듀얼심 각각의 회선 명의가 같아야 한다. e심으로 개통한 번호와 유심으로 개통한 번호의 명의자가 같아야 한다는 얘기다. 대포폰 등 명의를 도용하는 부정 사용 이슈를 막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법인폰의 경우 듀얼심 형태로 하나의 폰으로 통합해 쓰기 애매해진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명의가 다를 수 없다는 원칙 하나만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법인폰의 경우 여러 형태가 있는데 개인 명의로 가입이 가능한 경우에만 쓸 수 있다"며 "해당 인물과 동일인이라는 게 확인이 가능해야 법인폰 사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e심 도입 이후 법인폰에 대한 추가적인 개인 명의 등록 인증 절차가 마련돼야 하나의 폰에서 법인폰과 개인폰을 분리해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의 경우 각각의 번호에 맞춰 하나의 폰에서 계정을 2개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삼성 '갤럭시'에만 국한되는 얘기다. 현재 국내에서 e심 지원이 가능한 스마트폰은 지난달 26일 출시된 삼성 '갤럭시Z 폴드4·플립4'와 2018년 출시된 애플 '아이폰XS' 시리즈 이상의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듀얼 메신저' 기능을 제공해 카카오톡 앱을 2개 내려받아 각 번호별로 계정을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가상 번호를 사용하는 기존 투넘버 서비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왔다.
그러나 아이폰의 경우 이 같은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카카오톡 앱을 하나만 설치할 수 있다. 카카오톡 앱은 번호 인증을 기반으로 계정이 생성되고, 다른 계정으로 로그인할 경우 기본적으로 이전 계정 대화 내역이 모두 날아가기 때문에 사실상 듀얼심을 쓴다고 해도 2개의 계정을 동시에 사용할 수 없는 셈이다.
또한, 업무상 영업 목적의 투폰 이용자의 경우 듀얼심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하나의 번호로 전화를 받고 있을 때 다른 번호로 전화가 걸려 오면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화를 마친 뒤에야 문자 알림을 통해 다른 번호로도 전화가 왔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애초에 투폰을 쓰는 사람이 넘어오진 않을 것 같다"며 "개인과 영업을 분리하려면 투폰이 맞다"고 입을 모았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