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기술탈취와 정책자금 부정개입,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 관련 제재를 대폭 강화하며 '국가정상화 과제' 이행에 속도를 낸다. 기술을 훔치면 최대 50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정책자금에는 브로커가 끼어들 여지를 줄인다.
4일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 따르면 중기부는 기술보호 사각지대 해소와 기술탈취 근절 등을 '비정상의 정상화 과제'로 제시했다.
중기부는 올해 2월 상생협력법 개정 등을 통해 한국형 증거개시제도(K-디스커버리)를 도입해 피해기업의 입증 부담을 줄여주는 기반을 마련했다.
법원이 지정한 전문가가 현장을 조사하거나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자료제출명령권과 법정 외 당사자 신문도 가능해졌다.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소송을 망설였던 중소기업의 대응 여건이 개선될 전망이다.
제재 수위도 크게 높아진다. 중기부는 기술탈취와 관련 기존의 시정권고를 시정명령으로 강화하고, 중대 위법행위에는 최대 5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손해액 산정도 현실화해 징벌적 손해배상 기준을 최대 5배까지 끌어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과태료 수준으로는 억제 효과가 약하다는 지적에 정부도 징벌적 손해배상에 준하는 제재(손해배상액 산정 현실화)를 통해 반복적 기술탈취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에선 제도 보완 요구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술침해 소송에서 대기업의 독자 개발 과정을 직접 입증하도록 책임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술 자료 접근권을 넓히고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를 키워야 실효성이 생긴다는 취지다.
중기부도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올해 하반기까지 손해액 산정 표준가이드와 전문기관 지정 등 후속 작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정책자금 분야에서는 제3자 부당개입, 이른바 불법 브로커를 겨냥한 정비를 본격화한다. 중기부는 부당개입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태스크포스와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실태조사와 신고포상제, 수사 연계까지 추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신고가 빠르게 늘어난 만큼, 허위 서류 작성 유도나 과도한 수수료 요구 같은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온누리상품권 부정유통에도 칼을 빼 들었다. 물품이나 용역 없이 환전하는 이른바 '상품권깡'에는 부당이득금의 최대 3배 과징금을 부과하고, 비가맹점 수취나 제3자 공모 같은 신규 부정행위 제재도 강화한다.
가맹점 기준도 손질해 매출 30억원 초과 점포와 일부 전문업종을 제외하고, 온누리 앱과 지역화폐를 연계해 사용처 중복을 줄인다는 구상이다.
중기부는 지원사업 신청서류를 줄이고 AI 기반 사업계획서 초안 작성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사전예방 장치도 함께 손본다. 대리신청을 막기 위한 유사·중복 방지 시스템도 하반기 도입 대상에 올랐다.
중기부 관계자는 "제3자 부당 개입을 근절하고자 중진법과 소상공인법 등을 통해 경제적 제재 근거 마련을 추진하겠다"며 "단순 권고 수준에서 벗어나 실제 제재와 배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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