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위기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선별 지원하는 '중소기업 재도약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기존 사후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위기 기업을 미리 찾아 사업전환과 구조개선, 금융지원까지 연계하는 선제 대응 체계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8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재도약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재도약 대책을 내놓은 것은 최근 중소기업의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평가데이터(KODATA)에 따르면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 중소기업 비중은 2020년 6.5%에서 지난해 8.8%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중기부가 재무정보 확인이 가능한 법인 중소기업 11만개를 분석한 결과 절반 수준인 5만5000개 사가 성장 또는 재무위기를 겪거나 위기 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 위기 기업은 39.3%, 재무위기 기업은 25.5%였으며 이 가운데 14.8%는 성장과 재무위기가 동시에 발생한 복합위기 기업으로 분석됐다.
다만 재무위기 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의 45%는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적기에 구조개선과 사업전환을 지원하면 상당수 기업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보고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가장 큰 변화는 AI 기반 위기경보 체계 구축이다.
현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정책자금 이용기업 등 약 6만개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부실징후 관리 대상을 앞으로 25만개 중소기업으로 확대한다.
새롭게 구축되는 'AI 기반 중소기업 위기경보알림 시스템'은 재무·금융정보뿐 아니라 뉴스와 산업동향 등 비정형 데이터까지 분석해 기업별 위기 수준을 진단한다.
기업별 위기 수준은 정상·주의·예비경보·경보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예비경보와 경보 단계 기업에는 문자메시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위기 상황을 알리고 지원사업도 함께 안내한다.
위기 징후가 포착된 기업은 지역 재도약지원센터 등을 통해 종합 진단을 받은 뒤 정상화와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는다. 이후 기업 상황에 따라 경영 컨설팅부터 정책자금, 연구개발(R&D), 사업전환 등을 맞춤형으로 지원받게 된다.
재무 위기기업 지원 방식도 달라진다.
정부는 정상화 가능성을 중심으로 구조개선 지원 대상을 선별하고 경영개선 실적이 우수한 기업에는 자금평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정책자금 우대도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참여도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 도입되는 '상생금융지수' 평가 항목에 중소기업 채무조정 실적을 반영해 금융기관이 채무조정에 적극 나서도록 유도한다.
회생을 희망하는 기업에는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기 전 주요 채권자들과 비공개로 채무조정을 협의하는 'Pre-ARS(예방적 자율구조조정)' 제도 활용도 지원한다. 적합성 검토부터 채무조정안 마련, 회계·세무 전문가 자문, 채권자 협상까지 연계해 회생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회생계획 인가를 받은 기업도 구조개선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해 정상화를 뒷받침한다.

성장 정체 기업의 사업전환 지원도 대폭 강화된다.
정부는 기존 6개 신사업 분야 외에 5극3특 성장엔진과 지역 주력산업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추가해 유망 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할 방침이다.
사업전환 기업에는 기술과 전문인력, 제조혁신, 금융, 판로 등 5개 분야를 단계별로 연계 지원하는 '정책 패키지'를 제공한다.
기존에는 사업전환 성공 여부만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연차별 목표 달성도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마일스톤' 방식으로 바뀐다. 성과가 우수한 기업은 연간 30개 안팎의 '사업전환 선도기업'으로 선정해 중기부의 '점프업 프로그램'과 연계 지원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신사업 진출 계획에 협력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동반 사업전환 모델'도 새롭게 도입된다. 공급망 전체가 함께 신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공동 사업전환 계획 수립부터 이행까지 일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전환 관련 제도도 손질한다.
정부는 업종 변경뿐 아니라 분사와 조인트벤처(JV),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전환도 지원 대상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신사업 전환 승인 기업은 전문 외국인력(E-7)의 체류 기간을 기존 3년에서 최대 5년으로 늘리고, 기존 사업장을 축소하더라도 신규 투자 규모가 더 큰 경우 지방투자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아울러 민간 협업 기반의 M&A 지원 체계를 구축해 사업전환형 인수합병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이번 대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갖춘 중소기업이 구조개선과 신사업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혁신과 도전이 이어지는 중소기업 재도약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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