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눠주기식' 예산 끝…중기부, 中企·소상공인 '정책 DNA' 바꾼다

내년 중기부 출범 10주년 앞두고 사업 117개→95개 재편
"보호보다 성장" 전환…핵심 사업 중심 체계로

본문 이미지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SVC 서울에서 열린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8 ⓒ 뉴스1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서울특별시 마포구 SVC 서울에서 열린 정부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8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년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대대적인 정책 체질 개선에 나선다. 그동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보호'에 초점이 맞춰졌던 정책 기조를 '성장' 중심으로 전환하고, 100개가 넘는 세부 사업을 통폐합해 핵심 사업에 예산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는 구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최근 정책 방향을 기존 '보호와 지원' 중심에서 '성장과 도약' 중심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에 정책 역량이 집중됐던 만큼 앞으로는 혁신과 성장 촉진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것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최근 "관행적인 나눠주기식 예산 구조는 과감히 정리하겠다"며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해 성과 중심의 핵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부는 현재 117개 수준인 세부 사업을 내년 95개 수준으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수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유사·중복 사업을 통합해 정책 체계를 단순화하고, 사업 내 세부 내역까지 정비해 예산 집행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기부는 이번 개편이 단순한 예산 감축이 아닌 구조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유사하거나 성격이 비슷한 사업들을 통합해 정책 체계를 보다 이해하기 쉽게 정비하는 작업"이라며 "예산을 줄이기 위한 개편이 아니라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통합 과정에서 확보된 재원은 성장 효과가 높은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라며 "분산됐던 예산과 인력을 보다 전략적으로 배분해 성과를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본문 이미지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왼쪽 여덟번째 부터)과 이광재 공동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벤처·소상공인 민관 정책협의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3.5 ⓒ 뉴스1 최지환 기자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왼쪽 여덟번째 부터)과 이광재 공동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벤처·소상공인 민관 정책협의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3.5 ⓒ 뉴스1 최지환 기자

그동안 사업별로 예산과 인력이 분산 운영되면서 행정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사업 규모가 작고 유사한 지원사업이 다수 존재해 정책 효과가 분산된다는 평가도 있었다.

중기부는 사업을 통합·재편해 집행 인력과 예산을 핵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고 정책 효과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사업 관리 역시 단순 집행 중심에서 성과 평가 중심으로 전환해 정책 효과를 더욱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사업 체계도 기업 성장 단계에 맞춰 재정비된다. 창업 단계는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성장 단계는 팁스(TIPS)를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R&D)과 사업화 지원에 초점을 맞춘다.

도약 단계에서는 '점프업 프로그램'을 통해 수출과 투자, 스케일업을 지원한다. 위기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 전환과 사회안전망, 재도전 지원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정책 체계를 개편한다.

중기부는 이를 창업·성장·도약·재도전이라는 네 개의 핵심 축으로 재구성해 기업의 생애주기에 맞춘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이 중기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정책 구조조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개별 사업 확대에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정책 성과와 기업 성장에 초점을 맞춘 체계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기부 사업이 다양해진 만큼 현장에서는 유사 사업 간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며 "사업을 단순화하고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명확히 한다면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업 통폐합 과정에서 일부 지원 사업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단순 감축이 아닌 효율화 차원의 개편이며 성장 효과가 높은 사업에 대한 지원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장관은 "중기부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실행과 평가가 연결되는 정책 관리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지원 체계를 정착시켜 성장 중심 정책 부처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본문 이미지 - 중기부 정책 방향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중기부 정책 방향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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