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2배 뛰었는데 단가는 그대로"…中企 납품대금 연동제 '시험대'

중동 상황 불확실성에 원가 부담 장기전… 반영 시점 관건
정부 '제2기 지원본부' 출범…직권조사·상생 협약 등 지원

본문 이미지 -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플라스틱 관련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9 ⓒ 뉴스1 유승관 기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동전쟁 위기 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플라스틱 관련 대·중소기업 상생협약식'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9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중동 상황 불확실성에 따른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납품대금 연동제'가 중소기업계 의제가 되고 있다. 원가 상승 부담에 대한 단가 반영 시점과 방식을 둘러싼 기업 간 조율이 이어지면서 제도 안착 여부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화학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나프타 가격 상승 영향으로 플라스틱 포장재 등 일부 품목은 한 달 사이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등 변동성이 크게 커진 상황이다.

납품 대금 연동제는 위탁기업이 수탁기업에 제조 등을 맡길 때 주요 원자재 가격 변동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도록 약정하고 이에 따라 대금을 조정하는 제도다. 2023년 10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시행됐다.

납품 대금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원재료가 있는 거래에서는 가격 변동 시 일정 기준에 따라 납품단가를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본문 이미지 -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경기도 부천 플라스틱 사출 중소기업 신광엠앤피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0 ⓒ 뉴스1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경기도 부천 플라스틱 사출 중소기업 신광엠앤피를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0 ⓒ 뉴스1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가격 반영 시점과 방식 등을 두고 협의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즉시 반영'과 '시차 반영'을 둘러싼 조율이 이어지고 있다.

중소기업계에서는 단가 반영 시점이 늦어질 경우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간담회에서 만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은 이미 올랐는데 납품 단가는 그대로라 손해를 보며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도 어렵지만 5~6월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납품단가 인상을 요청해도 일정 시점 이후 반영하자는 식으로 협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부담이 더 크다"고 짚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단가 인상 요청에도 "5월 이후 반영하겠다"는 사례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원가 변동성이 큰 시기일수록 더욱 신속한 단가 반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본문 이미지 -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내 원유와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플라스틱 포장재 업체에 플라스틱 포장 용기가 진열돼 있다. 2026.4.7 ⓒ 뉴스1 김민지 기자
미국·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내 원유와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한 가운데 7일 서울 시내의 플라스틱 포장재 업체에 플라스틱 포장 용기가 진열돼 있다. 2026.4.7 ⓒ 뉴스1 김민지 기자

정부도 제도 안착을 위한 대응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최근 '제2기 납품 대금 연동 확산 지원본부'를 출범하고 연동제 이행 점검과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용기 납품 거래를 대상으로 직권조사를 실시해 식료품·음료 제조사, 커피 프랜차이즈 등 위탁기업을 중심으로 연동 약정 이행 여부와 불공정 거래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연동 약정이 체결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자발적 단가 조정을 유도하고, 제도 활용이 낮은 업종에는 표준계약서 개정과 제도 안내도 병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회에서는 플라스틱 중소기업과 수요 대기업 간 상생 협약도 체결됐다. 협약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분 반영, 납기 지연 시 페널티 완화, 대금 조기 지급 및 선급금 지원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참여 기업에 대해 동반성장지수 평가, 정부 포상, 실태조사 부담 완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단기적으로는 납품 대금 조정 활성화와 대금 지급 기간 단축(60일→30일), 납품 지연 페널티 완화 등을 통해 기업 부담을 줄이고 긴급경영안정자금과 물류 바우처도 신속히 집행할 방침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납품 대금 연동제가 실제 거래 과정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해서 점검하고 있다"며 "정책자금과 제도 개선을 병행해 중소기업 부담을 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본문 이미지 - 납품대금 연동제. (중기부 제공)
납품대금 연동제. (중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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