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국내 제지업계 대표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한솔제지(213500)가 준법 경영 관련 국제 표준 인증 획득과 22년 연속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확대하는 반면, 삼정펄프(009770)는 올해도 '매우 취약' 최하위 등급을 기록하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최근 한국ESG기준원(KCGS)이 발표한 '2025년 KCGS ESG평가'에서 6년 연속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ESG기준원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수준을 S(탁월)부터 D(매우 취약)까지 7개 등급으로 평가한다. 전체 등급 중 A는 '우수' 등급으로 '비교적 우수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고도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다.
한솔제지는 개별 평가에서 환경 분야 A, 사회 A+, 지배구조 A 등 전 부문에서 상위권 점수를 받았다.
제지 기업 특성에 맞춘 친환경 제품 개발과 자원순환 강화 등 실질적 ESG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초로 100% 재활용 펄프를 사용한 친환경 프리미엄 팬시지 '인스퍼 시그니처 에코 100'을 개발했다. 친환경 종이 포장재 '프로테고'는 다양한 기업의 패키징에 적용돼 지속 가능한 포장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멸균팩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멸균팩에서 플라스틱 팔레트 원료인 폴리알(플라스틱알루미늄 복합소재)을 분리해 내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러한 활동을 바탕으로 한솔제지는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실시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제지 부문에서 2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준법 경영 체계 강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솔제지는 한국경영인증원으로부터 규범준수경영시스템 국제표준인 ISO 37301 인증도 획득했다. 이를 통해 윤리경영 및 준법 경영 운영의 우수성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경영활동 전반에서 ESG 경영을 꾸준히 실천해 왔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제품 개발과 자원순환 확대를 통한 지속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삼정펄프는 ESG 경영이 지속해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올해 ESG 평가에서 삼정펄프는 최하위인 'D'(매우 취약)를 기록했다.
D등급은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며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 삼정펄프는 2022년부터 4년 연속 D를 기록 중이다.
개별 항목별로는 환경과 사회 분야에서 C, 지배구조에서 D를 받았다.
특히 지배구조 부문은 4년 연속 D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삼정펄프의 이사회 독립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는 대표를 포함하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사내이사 중 한 명은 23년을 재직한 공장장 출신이다. 장기 재직 중심의 내부 이사회 구조가 고착된 것으로 평가된다.
전성오 대표가 20년 가까이 재임 중이라는 점도 지배구조(G) 평가에서 감점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감사위원회 없이 1인 감사 제도를 운영, 견제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ESG에서 지배구조는 선택이 아닌 기본 경쟁력으로 여겨지고 있다"며 "삼정펄프도 거버넌스를 비용이 아닌 필수 투자로 인식하고 체질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삼정펄프 측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 수자원 관리, 자원선순환 펄프(pulp) 공급 확대로 이어지는 목표를 세우고 중장기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며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이를 선도할 수 있도록 ESG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minju@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