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글로벌 부문에서 취약했던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중앙아시아 진출을 통해 해외 매출 반등을 노린다. 카자흐스탄 물류기업 신라인그룹(Shin-Line Group)과 손잡고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최근 부진한 실적을 해외 사업을 통해 만회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최근 흐름은 썩 좋지 않다. 2025년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0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9.4%가 감소했고, 상반기 누적 매출액도 1조65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올해 야심 차게 추진했던 코스피 상장 절차가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무산됐다.
글로벌 사업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12.1%에 머물렀다. 이는 CJ대한통운(36.8%), 한진(18.5%) 등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신라인그룹과 협약을 맺고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CIS(독립국가연합) 지역 물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아시아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신흥 시장으로 꼽힌다.
협력 파트너인 신라인그룹은 고려인 3세인 안드레이 신 회장이 창립한 기업으로, 중앙아시아 최대 빙과(아이스크림) 제조사이자 종합식품기업이다. 중앙아시아에서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기록하며 CIS 전역으로 유통망을 확장하고 있다.
신 회장은 BNK금융그룹(금융), BGF 리테일(CU편의점·유통), 현대병원(의료) 등 국내 다양한 기업과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지 강점을 가진 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안정적인 물류망을 확보하고 한국-중앙아시아 간 교역 확대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카자흐스탄은 유럽과 중국, 러시아를 연결하는 교통·물류의 허브로 향후 유라시아 교역의 중심축이 될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중앙아시아 교역액은 약 83억 달러(약 11조5000억 원)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이번 협약을 통해 통합 배차 시스템, 운영 효율화 솔루션 도입, 물류센터·창고 등 인프라 공동 투자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단순 운송을 넘어 스마트 물류 모델을 현지에 적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CIS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중국-카자흐스탄-폴란드-슬로바키아를 잇는 TCR(중국횡단철도)/TSR(시베리아횡단철도) 라인을 기반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지 시장을 겨냥하는 국내외 기업에 최적의 물류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아직 시작하는 단계지만, 신라인그룹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중앙아시아 지역 물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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