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대신 미국산 원유? 설비효율 30%대 추락, 10만 배럴당 7억↓

경질유 도입, 임시방편 한계…"안정적 조달 루트 확보 필요"
전문가 "중질유 수급 차질 시 가동 어려워…구조적 문제"

본문 이미지 - 한국석유공사 여수비축기지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의 원유 200만배럴이 입고되고 있다.(한국석유공사 제공)/뉴스1
한국석유공사 여수비축기지에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의 원유 200만배럴이 입고되고 있다.(한국석유공사 제공)/뉴스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국내 정유사들이 중질유 수급에 차질을 겪으면서 대안으로 경질유 확보에 나섰지만 공장 가동률 하락은 물론 정제 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질유를 경질유로 대체할 경우 고도화 설비(HOU) 가동 효율은 30~40% 수준으로 급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마진이 적은 저부가 제품 수율이 높아져 정제 10만 배럴당 최대 약 50만 달러(약 7억 원) 기회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정제시설 가동률을 90%대로 유지하고 있다. 홍해 얀부항으로 들여오는 중동산 중질유와 경질유를 구입해도 비축된 중질유와 교환할 수 있는 스와프 제도 등을 통해 중질유를 중심으로 원유 정제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업계는 이 같은 가동률을 오는 5~6월까지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정부가 연말까지 원유 2억 7000만배럴(3개월분) 중동산 원유를 들여오기로 하면서 숨통이 조금 더 트였다는 평가다.

다만 중질유 수급 안정화를 하지 못해 경질유 비중이 높아지면 수익성이 일부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익성 감소 원인으로는 HOU 설비 가동 효율 저하가 꼽힌다. 10만 배럴을 투입한다고 가정할 때 중질유의 HOU 가동 효율은 95~100% 이른다. 반면 잔사유가 덜 나오는 경질유를 100% 투입한다고 하면 효율은 30~40% 수준으로 낮아진다.

중질유 100% 가동 시 일일 황 생산량은 약 1500~1800톤으로 추산된다. 반면 경질유 100% 투입 시에는 생산량이 약 100~200톤으로 크게 줄어든다. 황 생산량 감소는 반도체 세척 등에 사용되는 필수 원료의 공급망에 일부 타격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운영을 위해 중질유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는 대전제는 변함없이 유효하다"며 "각 사마다 구체적인 적정 혼합 비율은 영업비밀이지만, 경질유를 높여 정제 설비를 가동하는 데에는 구조적인 제약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본문 이미지 - 중질유·경질유 중심 고도화 설비 가동 가정 시 특징(기준 10만배럴).(출처 업계)/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중질유·경질유 중심 고도화 설비 가동 가정 시 특징(기준 10만배럴).(출처 업계)/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제품 포트폴리오도 훼손될 수 있다. 중질유 100% 투입 시 65~70%에 달하던 고부가 제품 수율은 경질유 투입 시 40~50%로 줄어든다. 반대로 단가가 낮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나프타 등 저부가 제품 수율은 30% 내외에서 50% 이상으로 급증한다.

이달 15일 기준 배럴당 제품 단가는 △경유 130달러 △휘발유 125달러 △나프타 95달러 △잔사유 80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10만 배럴 정제 시 부가가치를 추산해보면 경질유 정제를 많이 할수록 수익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럴당 103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중질유 계열 두바이유 10만 배럴을 정제하면 하루에 경유 4만 배럴, 잔사유 4만 배럴, 휘발유 1만 5000배럴, 나프타 1만 배럴이 생산돼 약 1122만 달러(약 165억 4000만 원) 규모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으로 산출된다.

원유 도입 비용 1030만 달러(약 155억 원)를 제외한 가상 정제 마진은 약 92만 달러(약 13억 원)다.

반면 원가가 배럴당 110달러까지 치솟았던 브렌트유(경질유)를 투입하면 하루에 휘발유 4만 배럴, 나프타 2만 5000배럴, 경유 2만 5000배럴 등 총 1142만 달러(약 168억 원) 규모 제품이 나온다.

다만 비싼 도입 원가 탓에 최종 정제 마진은 42만 달러(약 6억 원)에 그친다. 중질유 정제 대비 10만 배럴당 50만 달러(약 7억 원)의 기회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질유를 구매해 정부 비축유 중 중질유와 스와프하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결국 공급망에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중질유 조달 루트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인 미국조차 자국 내 정유 설비 가동을 위해 중질유를 별도로 수입하고 있다"며 "중동 지역 봉쇄 등으로 중질유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스펙이 맞지 않는 경질유만으로는 온전한 가동이 불가능해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본문 이미지 - 중질유와 경질유 100% 투입 가정 시 정제되는 제품군(10만 배럴 기준, 단위 bpd)./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중질유와 경질유 100% 투입 가정 시 정제되는 제품군(10만 배럴 기준, 단위 bpd)./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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