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코스피가 반도체주 급락 여파에 9% 가까이 밀리며 6800선으로 주저앉았다. 장중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정지(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증권가는 실적 전망 하향이 촉발한 투자심리 위축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청산이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1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69.01포인트(8.95%) 하락한 6806.93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 69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4월 30일(6598.87) 이후 처음이다.
수급별로는 개인이 3조 8969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6997억 원, 2조 2194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8% 이상 하락하면서 오후 1시 28분 32초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난 7일 이후 4거래일 만이자 올해 들어 7번째다. 역대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총 13차례인데, 절반이 넘는 7차례가 올해 집중됐다.
앞서 오전 10시 34분 14초에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사이드카는 이날까지 총 35차례 발동했다.

이날 하락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주가 무너지면서 시작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공급계약(LTA)을 반영해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대비 각각 9%, 11%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장기 투자 포인트 자체가 훼손된 것은 아니지만 실적 전망 하향이 투자자들에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장 초반부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고, 상승세를 보이던 삼성전자까지 하락 전환하면서 지수 낙폭이 확대됐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 상장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이벤트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 압력이 나타났고, 2분기 실적이 높아진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5.37% 급락하며 5월 22일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200만 원 아래로 내려왔다. 2008년 10월 8일 기록했던 14.93%를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큰 일일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KB금융(105560) 0.98%, LG에너지솔루션(373220) 0.77%,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0.36% 등은 상승했다. 삼성전기(009150) -18.62%, SK스퀘어(402340) -17.6%, SK하이닉스(000660) -15.37%, 삼성전자(005930) -10.7%, 삼성전자우(005935) -8.96%, 삼성생명(032830) -4.26%, 현대차(005380) -2.95% 등은 하락했다.
증권가는 최근 증시 급락이 기업 펀더멘털 악화보다 수급 요인에 따른 변동성 확대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급격한 조정은 펀더멘털보다 레버리지 ETF의 숏감마 구조에서 비롯된 기술적 요인이 크다"며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를 때 매수하고 내릴 때 매도하는 구조여서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반도체 급락은 펀더멘털 훼손이 아니라 AI 산업 서사의 균열, 밸류에이션 되돌림, 레버리지 청산에 따른 수급 충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국내 투자심리와 레버리지 ETF 간 악순환이 형성되면서 글로벌 증시보다 차별적인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상승 추세가 재개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연구원은 "현재는 투자심리와 수급 악화로 지지선을 예단하기 어렵지만 밸류에이션 기준으로 코스피 6500선은 역사적 저평가 영역"이라며 "14일 발표되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CPI를 계기로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될 경우 채권금리와 달러가 안정되면서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도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07포인트(4.55%) 하락한 799.36으로 마감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736억 원, 2114억 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3879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코오롱티슈진(950160) -14.89%,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8.49%, 이오테크닉스(039030) -5.02%, 주성엔지니어링(036930) -4.9%, 에코프로(086520) -2.56%, 피에스케이(319660) -2.53%, 알테오젠(196170) -2.31%, 리노공업(058470) -2.03%, 에코프로비엠(247540) -1.48%, 원익IPS(240810) -0.16% 등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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