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중국발 반도체 쇼크와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가 장중 6000선 아래로 밀리면서 증권가의 하반기 전망도 흔들리고 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4분기 코스피 전망치는 최저 5500에서 최고 9000까지 벌어졌다. 일부 증권사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두며 보수적인 투자 전략으로 선회한 반면, 일시적인 과매도 국면이라며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9곳(NH투자·삼성·키움·신한투자·대신·한화투자·유안타·유진투자·다올투자증권)이 제시한 4분기 코스피 전망 밴드는 최저 5500에서 최고 9000으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1.7% 하락하며 미국·일본·대만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한 것과 대조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가총액도 4978조 원으로 집계돼 지난 7월 30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4000조 원대로 내려왔다.
일부 증권사는 코스피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키움증권(039490)은 이날 코스피 전망 밴드 하단을 5500선으로 낮췄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증시는 단순한 차익 실현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 악화와 외국인 수급 부담, 유가 상승 등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국면"이라면서 "20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한 만큼 하방 저점은 전저점인 5500포인트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술적 반등만으로 추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단순 하루 매도가 아니라 현물과 비차익 매도를 지속하고 있고 개인이 이를 받아내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200일선 이탈에 따른 매물 부담이 누적되면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더라도 추세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실적은 하락의 하단을 만들 수 있지만 새로운 매수 주체가 없으면 상승 추세를 만들기는 어렵다"며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익 추정치까지 하향 전환된다면 단순한 수급 조정을 넘어 중기 투자 판단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존 월간 전략에서는 10월 시장의 하방 변동성을 매수 기회로 삼자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새로운 우려가 불거진 만큼 10월 말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서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트레이딩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하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양봉으로 마무리된 업종과 종목이 단기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10월 말까지는 이날 회복 탄력성이 컸던 중소형주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코스피가 기업들의 이익 창출력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현재 W자 반등의 두 번째 바닥을 탐색 중이라고 판단한다"며 "코스피 5000 중반~6000 초반 수준에서의 매수 대응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4~15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앤트로픽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앞서 제시한 수준에서의 매수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세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코스피 상대강도지수(RSI)는 29까지 하락해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며 "내일 미국 소비자물가와 주요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도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계기"라고 말했다.
이어 "종가 기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48배, 1.61배, 24개월 선행 PBR은 1배 수준에 근접했다"며 "반도체 중장기 이익 전망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추가 투매의 실익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 지금은 반도체 비중을 줄일 구간보다 기술적 반등을 준비할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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