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주식 거래만 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벗어나 투자자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쇼핑으로 쌓은 포인트로 주식을 사게 하는 등 투자와 일상의 경계를 허물어 고객이 더 오래 머무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최근 쇼핑과 투자를 연결한 '쇼핑적립'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나증권V 앱을 거쳐 쿠팡·마켓컬리·G마켓·트립닷컴 등 제휴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일정 비율을 '별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쿠팡에서는 결제금액의 3%, 마켓컬리에서는 4%가 적립된다.
적립한 별포인트는 주식매수쿠폰 등 투자 혜택으로 바꿀 수 있다. 일상적인 쇼핑으로 모은 포인트가 다시 투자의 '종잣돈'이 되는 셈이다.
키움증권(039490)은 앞서 앱테크 서비스인 '키움포인트'를 선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키움포인트 가입자는 지난달 21일 100만 명을 넘어섰다. 2024년 말 출시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영웅문S#의 '생활·혜택' 메뉴를 거쳐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쿠팡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구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키움포인트로 돌려준다. 이렇게 쌓은 포인트로 국내 소수점 주식이나 펀드를 매수할 수 있다.
증권사가 다른 플랫폼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확산한 '임베디드 금융' 전략이 증권업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KB증권은 SK플래닛이 운영하는 OK캐쉬백 앱의 '오늘의 투자'를 통해 계좌 개설부터 국내·해외주식 거래, 소수점 투자까지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증권사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OK캐쉬백에서 쌓은 포인트를 KB증권 계좌의 예수금으로 바꿔 투자할 수도 있다. 소비 활동으로 쌓인 포인트가 실제 투자 자금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KB증권은 앞서 BC카드 '페이북'에도 금융 서비스를 연계했다.
한국투자증권(030490)도 지난 7월 가상자산거래소 코인원에 국내 주식 투자 서비스를 연동했고,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달부터 카카오뱅크(323410) 앱에서 국내외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연동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사 MTS에는 쇼핑·게임·콘텐츠 등 비금융 서비스를 집어넣어 '슈퍼앱'으로 만들고, 다른 플랫폼에는 증권 서비스를 심어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MTS 경쟁도 결국 '거래를 얼마나 편하게 할 수 있느냐'에서 '고객의 일상을 얼마나 많이 차지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배경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리테일 시장 경쟁도 자리 잡고 있다. 증시 활황기에는 거래대금 증가만으로 브로커리지 수익을 늘릴 수 있지만 거래가 줄어들면서 새로운 고객 유입 경쟁이 치열해졌다.
실제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빠르게 줄고 있다. 한국거래소 전체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분기 43조 8269억 원에서 2분기 55조 9269억 원까지 늘었지만 3분기에는 34조 662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38.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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