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국내 회계법인의 '빅4' 시장이 '빅2' 체제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삼일·삼정회계법인의 매출은 1조 원을 넘거나 육박한 반면 한영·안진회계법인의 매출은 5000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면서다. 직원 평균 연봉에서도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1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전날까지 삼일·삼정·한영·안진회계법인이 2025회계연도 실적을 모두 발표했다. 4대 회계법인 중 안진만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빅4의 실적은 삼일·삼정과 한영·안진으로 뚜렷하게 양분됐다.
삼일은 3년 연속 매출액 1조 원을 넘어섰다. 2025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매출액은 1조 16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삼정은 처음으로 매출 9000억 원을 넘어서면서 1조 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매출액은 90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삼정은 빅4 중 유일하게 컨설팅 매출을 합산해 공시하고 있어 다른 회계법인보다 매출이 높게 잡히는 경향도 있다.
반면 한영과 안진의 매출은 5000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한영의 2025회계연도(2025년 7월~2026년 6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 증가한 4859억 원을 기록했다. 안진의 2025회계연도(2025년 6월~2026년 5월) 매출액은 전년 대비 4.5% 감소한 4845억 원으로 한영보다 적었다.
삼일이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삼정이 뒤를 쫓는 상황에서 한영과 안진의 3·4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삼일의 성장을 이끈 것은 경영자문이다. 삼일의 경영자문 매출은 50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하며 처음으로 5000억 원을 넘어섰다.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전통적인 주력 사업이었던 회계감사를 제치고 최대 사업 부문으로 올라섰다.
회계감사 시장에서는 회계법인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에서 벗어나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할 수 있게 된 기업을 대상으로 회계법인들이 수임 경쟁을 벌이면서 감사보수가 크게 낮아지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회계법인은 인적 역량과 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이 때문에 일반 기업과 달리 영업이익보다는 매출액과 인력 규모 등을 주요 지표로 보는 경향이 있다.
삼일은 직원 평균 연봉 2억 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2025회계연도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1억 9024만 원을 기록했다.
인력 투자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삼정은 평균 연봉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직원 평균 연봉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1억 3873만 원을 기록했다.
한영의 직원 평균 연봉은 1억 2990만 원을 기록했다. 반면 실적이 감소한 안진은 직원 평균 연봉도 전년 대비 1.7% 감소한 1억 1510만 원을 기록했다.
한편 회계법인들이 감사시장의 경쟁 심화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경영자문과 인공지능(AI)·디지털 분야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한 회계업계 관계자는 "AI 시대에 회계사의 역할이 변화하는 만큼 앞으로는 회계업계가 새로운 일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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