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우면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라는 호재마저 희석시키고 있다. 여기에 미국 시장에서 SK하이닉스 ADR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가 잇따라 상장될 예정이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000660)는 15.37% 급락하며 1996년 12월 상장 이후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8일 기록한 14.93% 하락률도 넘어섰다.
미국 ADR 상장은 주가에 긍정적인 재료로 평가된다. 실제 SK하이닉스 ADR은 상장 당일 공모가(149달러) 대비 12.8% 오른 168.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투자심리는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앞서 BNK투자증권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85만원으로 제시하며 투자의견을 '보유(중립)'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9%, 11% 낮췄다.
악재에 기름을 부은 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숏감마'다. 하락장에선 주가를 더 끌어내리는 구조가 변동성을 키운 것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급격한 조정은 펀더멘털보다 레버리지 ETF의 숏감마 구조에서 비롯된 기술적 요인의 영향이 크다"며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르면 기초자산을 추가 매수하고, 하락하면 추가 매도하는 구조를 갖고 있어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는 만큼 관련 수급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변동성은 우려되는 수준까지 왔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 35번째이고,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로는 17번째다.
이후 코스피 지수 낙폭이 8%를 넘어서면서 서킷브레이커도 발동됐다. 올해 들어 7번째,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로는 5번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4일에 한 번씩 사이드카가 발동되고 있는데, 참 진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반도체주의 연쇄 급락은 투자자들이 작은 악재로 해석될 수 있는 뉴스나 보고서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역대급 변동성이 투자 피로도를 높이면서 수급 이탈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 ADR을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잇따라 상장할 예정이어서 국내 증시 변동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레버리지셰어즈는 SK하이닉스 ADR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SKHX'와 반대 방향으로 2배 수익률을 추구하는 인버스 ETF 'SKHZ'를 상장했다. 프로셰어즈도 2배 레버리지 상품 'SKHU'를 선보였다.
그래나이트셰어즈는 14일(현지시각) 2배 레버리지 ETF 'SKUU'와 2배 인버스 ETF 'SKDD'를 출시하고, 코기펀즈 역시 같은 날 SK하이닉스 ADR을 기초자산으로 한 2배 레버리지 ETF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목표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추가 매매를 반복하는 구조로 주가 변동성을 키운다"며 "미국은 일간 가격 등락 폭의 제한도 없어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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