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손엄지 장시온 기자 = 금융감독원과 중소벤처기업부가 모험자본 공급·상생금융 확산을 위해 유관기관·금융업계·벤처업계와 손잡고 본격적인 협력 체계를 가동한다.
정책·감독·시장 참여자들을 모두 포괄하는 모험자본 생태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금감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모험자본 생태계 및 상생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중기부·금감원·유관기관은 협의체를 만들어 다양한 협력 과제를 도출·추진한다.
위험가중치 등 금융권의 벤처투자를 제약하는 건전성 규제와 중소·벤처기업 금융 애로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연기금·퇴직연금 등 다양한 자금이 벤처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전체 벤처투자 시장을 조망하기 위한 통계 고도화, 투자자와 피투자기업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모험자본 관리·감독 협력 강화도 추진한다.
모험자본이 취지에 맞게 공급되도록 기술보증기금이 보유한 기술평가정보, 벤처투자 업계가 보유한 유망기업 정보 등을 금융권에 공유해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융자 이어달리기를 유도한다.
내년에는 은행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대상 상생금융 역할을 평가해 수치화한 지표인 '상생금융지수'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날 벤처업계는 '연간 40조 원 벤처투자' 청사진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계기로 평가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은 "모험자본의 힘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이 1000개사에 이르고 이들의 매출은 258조 원으로 재계 3위 수준"이라면서 "중기부와 금감원의 이번 협력은 금융이 실물경제와 혁신기업으로 흘러가는 선순환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모험자본에 대한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김학균 벤처캐피탈협회장은 "모험자본이라는 단어에 '위험하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지난 5년간 청산된 벤처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9%를 상회하고 최고 12%까지 기록했다"며 "한국 벤처투자는 매년 7~8%의 안정된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8년짜리 벤처펀드 하나로 글로벌 기업을 완성할 수는 없다"며 "벤처가 일정 수준까지 기업을 키우면 코스닥 등 자본시장이 다음 단계를 이어받는 구조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장에서 직접 기업금융을 담당하는 증권사들도 '모험자본 전달자' 역할을 강화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006800) 대표는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계기로 벤처·중소기업을 발굴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가교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는 "8개 중기특화 증권사가 공급한 모험자본 13조 원 중 약 4조 원을 우리가 담당했다"며 "대형 금융사만으로는 800만 중소기업과 4만 벤처기업의 다양한 수요를 다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자본공급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는 "자산운용업계는 벤처투자가 성장과 금융혁신에 필수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정보 부족이 걸림돌이었다"며 "이번 협약으로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 보다 자신 있게 벤처투자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으로 공모형 벤처투자가 활성화되겠지만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가 마련되면 벤처투자에 대한 인식 개선과 생태계 선순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건의했다.
금감원과 중기부는 협의체 운영, 규제 개선, 데이터 인프라 구축, 상생금융 제도화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중소·벤처 생태계를 만드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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