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가상자산 이더리움(ETH) 공급량의 약 4.9%를 보유한 미국 채굴기업 비트마인이 목표치인 5%를 확보하면 추가 매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부터 이더리움을 사들인 비트마인이 매수를 중단하면 수요 공백을 누가 채울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비트마인의 매수 수요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지만, 가격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향후 거시경제 여건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흐름이 더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톰 리 비트마인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토큰2049' 행사에서 "이더리움 공급량의 5%를 확보한 뒤 추가 매입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목표 달성까지 남은 물량은 이더리움 약 10만 개다.
비트마인은 이더리움을 재무 자산으로 매입·보유하는 '디지털자산 재무전략(DAT) 기업'이다. 지난 5일 기준 최근 한 주 동안 1만 5112개의 이더리움을 매입해 총보유량을 601만 6414개로 늘렸다. 회사가 목표로 하는 물량의 4.9%에 해당한다.
리 회장은 "5년이 걸릴 것으로 생각했지만 1년 조금 넘게 걸렸다"며 "더 중요한 것은 약세장 속에서 이를 해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비트마인의 매입 종료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동안 꾸준히 매수 주체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헤드는 "비트마인이 그동안 매수세의 큰 부분을 담당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다만 더 중요한 것은 매크로와 시장 분위기"라고 말했다.
복 헤드는 비트마인이 올해 가장 공격적으로 이더리움을 매입한 4~6월에도 가격은 저점 부근에 머물렀고 이후 하락이 동반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매입 규모가 당시의 약 3분의 1로 줄었지만, 시장이 회복하며 이더리움 가격은 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비트마인이 매입을 종료하더라도 가격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매입한 이더리움을 매도하지 않고 보유한다는 사실도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비트마인은 전체 보유량의 약 84%인 506만 7309 ETH를 자체 플랫폼 '마반'과 협력사를 통해 스테이킹하고 있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센터장도 보유 물량 대부분이 스테이킹돼 매도 물량이 즉각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했다. 유통 물량을 묶어두는 장기적인 효과가 이어지는 만큼 매입 종료에 따른 가격 하락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비트마인의 매수 수요를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향후에는 ETF 자금 흐름과 이더리움 생태계 성장이 중요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파사이드인베스터스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총 2억 19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복 헤드는 "비트마인의 수요 공백을 메울 주체는 당장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더리움 ETF의 자금 유입·유출 규모가 비트마인의 ETH 매입 규모와 비견될 정도로 크기 때문에 앞으로 ETF 자금 흐름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DAT 기업의 매수세가 일단락되면 그 공백은 단기간에 메우기 어려워 보인다"며 "네트워크 가치 상승에 따른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과 레이어2의 성장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