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한국예탁결제원이 토큰증권의 원장 간 이전과 외부 지갑·탈중앙화금융(디파이) 연계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토큰증권이 기존 금융 인프라에 갇힌 '국내용 시장'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에 향후 기술 안정성이 확인되면 가이드라인을 변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10일 예탁원은 뉴스1 질의에 "현재 허용 시점 등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제도 시행 이후 중장기적으로 기술 발전과 충분한 시장 검증을 통해 안정성을 확인하면 (원장 간 이전이나 외부 지갑·디파이 연계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4일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 방향'에 따르면 토큰증권은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해야 한다. 서로 다른 분산원장으로 이전하는 것도 제한된다.
해외는 토큰화한 주식·채권 등을 여러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발행하거나 개인 지갑으로 옮겨 다른 금융서비스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를테면 테슬라 등 상장주식을 토큰화해 디파이 서비스에 예치한 뒤 이자 등 추가 이익을 얻는 방식이다.
그러나 국내는 토큰증권을 인가사업자 내부에서만 유통할 수 있어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상호운용성을 살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탁원은 원장 간 이전을 제한한 배경으로 상호운용 기술의 불확실성을 들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상호운용 기술이 발표되고 있지만 대부분 실험 단계로, 충분한 시장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특히 분산원장은 장부의 정정·삭제가 어렵다. 원장 간 이전이 비정상적으로 처리되면 이를 제때 바로잡기 어렵고, 실제 권리와 다른 수량의 토큰증권이 유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분산원장이 권리의 법적 효력을 담은 전자등록계좌부인 만큼 제도 초기에는 안정적인 시장 운영과 투자자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가이드라인이 토큰증권 생태계의 발전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가이드라인은 토큰증권 제도가 시행되는 내년 2월을 기준으로 마련됐으며, 향후 시장 상황과 정책 방향의 변화에 맞춰 수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탁원은 해외에서 주요 금융 인프라 기관을 중심으로 '온체인 금융화'가 추진되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예탁결제원(DTCC)의 예탁자산 토큰화 서비스와 이를 기반으로 한 뉴욕증권거래소(NYSE)·나스닥의 24시간 토큰화 거래 서비스 추진 사례를 든 것이다.
국내 토큰증권 인프라 역시 미국 등 해외 주요 인프라 기관이 주도하는 토큰화 사례를 참고해 단계적으로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예탁원이 모든 토큰증권 분산원장에 노드로 참여하면서 기존 전자증권과 같은 중앙집중형 구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지적에도 반박했다.
예탁원은 토큰증권 시장의 안정성을 지원하는 '신뢰받는 제삼자' 역할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시장이 구축한 분산원장에 참여해 발행·유통 총량을 관리하고 전자등록기관의 법적 역할을 수행하되, 분산원장 심사는 법정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범위로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예탁원은 "세부 인프라 구현 방식에는 기술적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할 예정"이라며 "현행 전자증권 제도처럼 모든 업무가 예탁원 제공 시스템을 중심으로 처리되는 중앙집중형 구조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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