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성 연어도 '더위' 먹는다…26℃ 고수온에 간 손상·폐사까지

KIOST 강혜민 박사팀, 어린 연어 대상 민물·바닷물 고수온 반응 비교
18℃부터 성장 멈추고 26℃서 ALT 지표 급증…방어 유전자 'HSP90' 최대 16배 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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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인 연어도 여름철 고수온에 '더위를 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온이 오르자 성장이 멈추고 체내에서 간 손상 등 이상 신호가 나타났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원장 이희승)은 해양생명자원연구부 강혜민 박사 연구팀이 고수온에 노출된 어린 연어의 생리 변화를 분석한 결과, 민물과 바닷물 환경 모두에서 간 기능 저하와 열 대응 유전자 발현 증가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바다로 나가기 직전 체내 삼투압 조절 기능을 전환하는 '스몰트(smolt)' 단계의 대서양연어 192마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수온 노출 실험은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서 공동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민물과 바닷물 수조에서 적정 생육 수온인 14℃를 기준으로 시간당 1℃씩 수온을 올려 18℃, 22℃, 26℃ 환경을 조성한 뒤 5일간 관찰했다.

실험 결과 14℃ 수조의 연어만 정상적으로 체중이 늘었을 뿐, 18℃ 이상에서는 성장이 완전히 멈췄다. 특히 26℃에서는 민물과 바닷물 수조 모두에서 일부 개체가 폐사했다. 혈액 분석에서도 26℃ 민물 연어의 간 손상 지표인 'ALT' 수치가 급증했고, 혈중 단백질 수치가 떨어져 에너지 대사에 상당한 부담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체내 방어 유전자 반응도 뚜렷했다. 열로 변형된 단백질을 복구하는 열충격단백질 유전자 'HSP90'의 발현량은 14℃ 대비 26℃ 민물에서 약 16배, 바닷물에서 약 8.5배 폭증했다.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 유전자 'GPX' 발현도 함께 증가했다.

민물과 바닷물은 염분 농도가 다르지만, 수온이 상승하자 두 유전자가 공통적으로 급변했다. 이는 연어 생리 스트레스에 염분보다 수온이 훨씬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최대 5일간 진행된 단기 연구인 만큼 복합 환경에서의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혜민 KIOST 박사는 "여름철 되풀이되는 고수온 환경에서 이번에 확인한 세 가지 생리 지표는 연어 양식 전 과정의 스트레스를 점검하고 선제 관리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서멀 바이올로지(Journal of Thermal Bi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내 수산업계의 '연어 양식 국산화' 추진에 중요한 과학적 기초 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연어 소비량은 연간 약 4만~5만 톤에 달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정부와 지자체는 순환여과양식(RAS) 기반의 육상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적극 추진해왔다. 하지만 여름철 동해·남해 연안 수온이 25~28℃까지 치솟는 고수온 특보가 빈번해지면서 철저한 수온 제어가 양식 사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bsc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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