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반도체 호황인데…한국 성장률, 대만에 13분기 연속 밀렸다

올해 2분기 성장률 대만 12.92%·한국 3.7%…격차 9.22%p까지 벌어져
대만 내수 성장기여도 7.0%p로 한국의 3.2배…소비·투자도 성장세 뒷받침

본문 이미지 -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홍콩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스1 김성진 기자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에서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홍콩으로 향하는 항공기에 탑재하고 있다. (공동취재) ⓒ 뉴스1 김성진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한국과 대만이 나란히 글로벌 인공지능(AI)·반도체 호황의 수혜를 누리고 있지만 경제 성장의 온도 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은 2023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3개 분기 연속 대만을 밑돌았다. 양국의 성장률 격차는 올해 2분기 9.22%포인트(p)까지 벌어지며 대만의 고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대만은 AI·반도체 호황의 수혜가 관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데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도 한국보다 강한 흐름을 보였다. 올해 2분기 대만의 내수 성장기여도는 7.0%p로 한국(2.2%p)의 3배를 웃돌며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16일 한국은행과 대만 통계당국(DGBA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만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2.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3.7%로 대만보다 9.22%p 낮았다. 대만의 2분기 수치는 지난달 말 발표된 속보치다.

양국 모두 최근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경기 호황의 주요 수혜국이지만 성장률 차이는 두드러졌다.

한국이 마지막으로 대만보다 높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2023년 1분기다. 이후 2023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3개 분기 동안 한 차례도 대만을 앞서지 못했다.

처음에는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23년 2분기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0.9%, 대만은 1.41%로 격차가 0.51%p에 그쳤다.

이후 격차는 확대됐고 AI·반도체 호황이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크게 벌어졌다. 13개 분기 가운데 차이가 가장 컸던 지난해 4분기에는 대만 성장률이 12.95%, 한국이 1.6%로 11.35%p까지 벌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격차가 이어졌다. 1분기 대만은 14.55% 성장해 한국(3.8%)을 10.75%p 웃돌았다. 2분기에는 한국이 3.7%, 대만이 12.92% 성장하면서 격차가 9.22%p를 기록했다.

같은 반도체 호황에도 성장세가 갈리는 데는 양국의 산업구조 차이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달 2일 대만 경제의 고성장을 두고 TSMC를 중심으로 한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소재, 전자부품 제조 기반이 AI·반도체 수요 확대의 수혜를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만이 글로벌 AI 투자 확대 사이클에 깊숙이 편입되면서 관련 생산과 투자가 폭넓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AI 호황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고 있다. 다만 반도체 등 일부 IT 부문과 비IT 부문의 경기 온도 차가 크다는 점은 성장의 확산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내 경기를 두고 반도체 등 IT 부문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비IT 부문의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딘 'K자형 회복'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 호조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 내수 전반으로 확산되는 효과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본문 이미지 - TSMC로고 Taiwan April 9, 2026. REUTERS/Ann Wangⓒ 로이터=뉴스1
TSMC로고 Taiwan April 9, 2026. REUTERS/Ann Wangⓒ 로이터=뉴스1

특히 올해 2분기에는 내수가 성장에 기여한 정도에서도 양국 간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년 동기 대비 실질 GDP 성장률에 대한 대만의 내수 성장기여도는 7.00%p였다. 한국의 같은 기준 내수 성장기여도는 2.2%p로, 대만이 한국의 약 3.2배에 달했다.

대만은 전체 성장률 12.92% 가운데 내수가 7.00%p, 순수출이 5.93%p를 각각 끌어올렸다.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에도 불구하고 2분기에는 순수출보다 내수가 성장에 더 크게 기여한 것이다.

내수에서는 투자와 소비가 함께 늘었다. 대만의 총자본형성은 전년 동기 대비 15.14% 증가해 성장률을 4.03%p 끌어올렸다. 기계·장비와 지식재산생산물, 건설 관련 투자가 증가한 영향이다.

민간소비도 5.88% 늘며 성장률에 2.57%p 기여했다. 정보통신과 여가·교통 관련 지출, 해외여행이 늘었고 증시 활황에 따른 증권·펀드 거래 수수료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대만 통계당국은 수출 측면에서도 AI 및 관련 응용 분야의 강한 해외 수요가 성장세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상품·서비스 실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4% 증가했다.

한국도 내수가 회복되는 흐름은 나타났다. 올해 2분기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2.2%p로 민간소비가 1.2%p, 정부소비가 0.4%p를 각각 기여했다. 다만 내수가 성장률을 밀어 올리는 힘은 대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도 내수가 최근 조금 좋아지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 이어져 왔다"며 "상대적으로 대만은 우리보다 내수가 좋은 상태"라고 말했다.

향후 내수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영업자와 청년층 등 경기 부진의 영향을 크게 받는 계층의 부담을 덜어 소비 여력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자영업자의 대출이나 이자 부담을 경감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견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청년층 역시 일자리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thisriver@news1.kr

대표이사/발행인 : 이영섭

|

편집인 : 채원배

|

편집국장 : 김기성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종로 47 (공평동,SC빌딩17층)

|

사업자등록번호 : 101-86-62870

|

고충처리인 : 김성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병길

|

통신판매업신고 : 서울종로 0676호

|

등록일 : 2011. 05. 26

|

제호 : 뉴스1코리아(읽기: 뉴스원코리아)

|

대표 전화 : 02-397-7000

|

대표 이메일 : webmast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사용 및 재배포, AI학습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