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량 육상의 20배, 약 250조톤…바닷속 노다지 '심해 해양자원'

[오션테크2025⑤]심해 금속광물, 에너지 전환 시대 핵심 원료 주목…육상 자원 대안으로 급부상
주요국 민간 기업과 연계 상업화 추진…日, 열수광상·망간각 모두 최초 채굴 성공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5 오션테크 코리아>가 10월 2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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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벨기에의 해양 엔지니어링 기업 GSR의 파타니아 II(Patania II) 파일럿 테스트 성능시험(출처:deme-group.com)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설비 등 친환경 기술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광물에는 니켈, 코발트, 구리, 망 간 등이 포함되며, 육상 광업은 환경 파괴, 인권 문제, 특정 국가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 심화와 같은 다양한 한계에 직면해 있어 심해 해양자원 개발에 대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해저 금속자원은 약 250조 톤으로, 육상 매장량의 20배에 달하는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미개발 광물 자원 중 하나로 평가된다. 하지만 심해 해양자원 개발에 따른 환경 파괴와 암흑산소 등 심해저 해양자원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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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저 광물자원별 가치 비교(2025년 7월 시장 거래 가격 적용)(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조수길 박사 제공)

심해 해양자원은 바다 깊은 곳에서 형성된 금속 광물로, 대표적으로 망간단괴(Manganese Nodules), 열수광상(Hydrothermal Vents), 망간각(Co-rich Crusts)이 있다. 이 광물들은 에너지 전환 시대의 핵심 원료로 주목받으며, 육상 광물의 생산저하와 환경 규제에 따라 대안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망간단괴는 수심 약 4000~6000m의 광대한 심해저평원에서 형성되는 감자 형태의 구형 또는 타원형 금속 결절체이다. 주요 구성 성분은 망간, 니켈, 코발트, 구리이며, 희토류 성분도 발견된다.

해저열수광상은 해양지각 내 심부에 위치한 마그마의 열에 의해 가열된 열수가 해저 바닥으로 분출되며, 금속 성분이 침전되어 형성되는 광상이다. 주요 구성 금속은 구리, 아연, 납, 금, 은 등이며, 일부 열수광상은 육상 금광보다도 높은 함량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망간각은 해저 산맥의 경사진 표면에 수백만 년에 걸쳐 서서히 형성되는 다금속 광물층이다. 주요 금속 성분은 코발트, 니켈, 망간, 구리, 백금 등이며, 특히 코발트 함량이 높아 전기차 배터리, 항공우주 부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주목받는다.

2016년 대비 2025년 톤당 평균 금속 가격은 망간단괴가 316달러에서 1009달러로, 열수광상이 739달러에서 1520달러, 망간각이 694달러에서 1459달러로 상승하며 모두 200% 이상 증가했다.

한국 자원정보서비스와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자료에 따르면, 금속별 가치 비중은 망간각에서 코발트가 61%로 가장 높으며, 열수광상에서는 구리(35%)와 금(26%), 망간단괴에서는 니켈(22%)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적으로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탈탄소 전환에 따른 금속 수요 증가이다.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ESS), 풍력 터빈 등의 핵심 부품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 희유금속 등이 필수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에너지 전환 기술에 필요한 핵심 광물 수요가 6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4년 기준 공해상 심해 해양자원의 개발 및 관리를 주관하는 국제해저기구(ISA)는 총 22개 계약자와 탐사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다. 그중 망간단괴는 북동태평양과 인도양에 19개 광구, 해저열수광상은 인도양과 대서양에 7개 광구, 고코발트 망간각은 서태평양에 5개 광구의 탐사권이 부여됐다.

심해 해양자원이 공해상이 아닌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다량으로 보유한 국가들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일본(열수광상), 쿡제도(망간단괴), 퉁가(열수광상), 노르웨이(망간각 및 열수광상) 등이 있다. 특히 노르웨이는 2023년 12월, EEZ 내 심해 해양자원 탐사를 공식 허용한다고 발표했으며, 2024년 1월에는 의회의 승인을 통해 심해 해양자원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밖에 미국은 국제법의 틀 밖에서 심해저 광물자원의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가입하지 않았음에도, 1980년 제정된 '심해저 단단한 광물 자원법(DSHMRA)'을 근거로 자국 기업들의 공해상 해저 광물 탐사 활동을 허용해 왔다. 이는 UNCLOS 체계 출범 이전에 미국이 독자적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조치였다.

심해 해양자원 개발은 기대와 함께 환경적 반대 또한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 그린피스 등은 심해저 생태계 파괴 및 생물 다양성 감소 가능성을 우려하며, 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심해 해양자원 개발 기업들은 "심해저 개 발이 육상 광물 채굴보다 이산화탄소 및 유해폐기물 배출이 적다"며, 상대적 환경 우위를 주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또한 대규모 R&D 프로젝트를 통해 심해 해양자원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채광 기술을 개발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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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해양자원 광구 탐사권 보유국(출처: 국제해저기구(ISA) 누리집)

심해 해양자원 개발은 과거에는 국가 주도 연구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민간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망간단괴, 열수광상, 망간각과 같은 심해저 광물자원은 전기차, 재생에너지, 군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인 희유금속을 포함하고 있어 전 세계 주요국들이 기술 확보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주요 개발 기업들은 탐사권 확보를 넘어, 채광 장비 개발, 환경영향평가, 제련 및 선광 기술 확보 등 전 주기에 걸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서 채굴 기술이 실증된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일부 국가와 기업들이 제한된 조건에서 시험채굴에 성공하며 상업화를 위한 실마리를 만들고 있다. 일본은 광물에너지안보기구(JOGMEC)을 통해 열수광상과 망간각 모두에서 최초로 채굴 성공 사례를 보유하고 있으며, 열수광상은 한 달간의 연속 채굴을 통해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벨기에의 해양 엔지니어링 기업인 GSR은 CCZ 해역에서 4500m 수심에 위치한 망간단괴 채굴에 성공했으며, 시용된 장비까지 회수했다.

이밖에 2013년 우리나라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수심 1390m 채광 로봇 실해역 시험을, 2018년에는 중국의 해양광물자원연구개발협회(COMRA)가 수심 500m 해저 채광 시스템 테스트 등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심해 해양자원 개발이 본격적인 상업 단계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정책, 제도, 민관 협력 등 종합적인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주요 국가들은 민간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상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일본은 자국 EEZ 내 열수광상 및 망간각 개발을 중심으로 2027년 민간 상업화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원량 최소 5000만 톤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탐사 외에도, 부유식 선광 및 제련 기술을 개발하고, 해상 실증 시험과 환경평가를 병행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모운스 리지(Mohn’s Ridge) 해역에서 열수광상 및 망간각을 개발하기 위한 정밀 탐사를 진행 중이며, 2026년 채굴 시스템 파일럿 운영을 거쳐 2028~2029년 본격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한다. 연 150만 톤 광석 생산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국가 자금 및 기술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쿡제도는 국제해저기구(ISA) 탐사권과 EEZ 내 개발을 병행하는 이례적인 모델을 구축했다. 벨기에의 GSR과 쿡 제도의 국영 투자 회사인 CIICSR의 합작법인을 통해 제련 기술 공동개발 및 상업 채굴 준비를 진행 중이며, 2025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공해상에서 다수의 탐사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2028년 상업화를 목표로 채굴 장비, 제련 공정, 환경 평가 등을 동시 개발하고 있다. 국유기업 중심의 통합 개발 전략을 바탕으로 국제 규범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미국의 광물 채굴·탐사 기업 TMC는 ISA로부터 3개 탐사광구를 확보했으며, 해양대기청(NOAA)에 탐사 라이선스 2건과 상업 채굴 허가 1건을 공식 신청했다. 글로벌 파트너십과 자본 조달을 통해 2025년 상업 채굴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임파서블 메탈스(Impossible Metals)는 전통적인 절단, 폭파, 굴착 방식 없이, 망간단괴만을 정밀하게 식별·회수하는 방식으로, 육상 광물 채굴 대비 10배 빠르고, 10배 저렴하며, 10배 환경 영향을 줄이는 것을 기술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본문 이미지 - 2016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열린 &#39;세계 최초 심해저 광물자원 파일럿 양광시험 성공&#39; 브리핑
2016년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에서 열린 '세계 최초 심해저 광물자원 파일럿 양광시험 성공' 브리핑

심해 해양자원 개발은 극한 해양환경, 다금속 복합 조성, 생태계 보호 필요성 등으로 인해 여전히 기술적 난도가 높은 분야이다. 우리나라는 일부 탐사 및 장비 성과를 보유하고 있으나, 상업화를 위한 전주기 기술의 통합적 고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선도국 대비 △채광 기술의 정밀성 부족 △선광·제련 인프라 미비 △환경 대응 기술 부족 △데이터 기반 설계 기술 부재 등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업화 가능 핵심 기술 중장기 R&D 투자 확대 △보유 광구 특화 자원 개발 로드맵 수립과 제도적 기반 마련 △환경 보전과 개발 간 균형 위한 저침전 채광, 실시간 생태 모니터링 기술 확보 △민간 참여 촉진 공공-민간 협력 구조와 금융지원 체계 마련 △ISA 및 국제사회 협력 통해 기술 표준과 규범 설정에 선도적 참여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조수길 박사는 "심해 해양자원 개발은 국제적인 제도와 규범의 틀 안에서 운영되며, 국내 법령과도 밀접히 연결된다"며 "특히 공해상 광구는 ISA(국제해저기구)의 승인 하에 활동이 이뤄지며, 향후 채광 규정 발효에 따라 글로벌 경쟁이 촉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해저 자원은 기후 위기 시대의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아직 기술적·제도적·환경적 과제가 병존하는 고위험·고기회 영역"이라며 "우리나라는 다양한 광종에 대한 광구 보유국으로 상업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CCZ 해역 약 7만 5000㎢ 규모의 탐사권과 함께 일부 채광 장비 개발과 실증 테스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하지만 2015년 이후 관련 기술 개발과 실증 연구가 중단되면서, 최근 이슈로 부상한 친환경 채광 기술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으며, 선광 및 제련 등 후방 공정 기술 수준이 크게 미흡한 실정"이라며 "상업화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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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저 광물(망간단괴) 채광시스템(해양수산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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