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인수하며 펩타이드 CDMO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에서 비만·당뇨 치료제 핵심 소재로 꼽히는 펩타이드 분야로 확대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펩타이드 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총인수 금액은 14억 6000만 스위스프랑(약 2조 7000억 원)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인수합병(M&A) 중 최대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주주 지분 인수와 공개매수를 통해 폴리펩타이드 그룹 지분 10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12월까지 인수를 최종 완료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인수의 핵심 배경으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꼽는다.
펩타이드는 합성의약품과 항체의약품의 중간 성격을 지닌다. 일반적인 합성의약품보다 크지만 항체보다는 훨씬 작다. 표적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강한 효과를 내면서도 항체보다 조직에 쉽게 침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펩타이드는 최근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 성장과 함께 글로벌 바이오 업계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잇따라 흥행하면서 핵심 원료인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수요도 급증하는 상황이다.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펩타이드 CDMO 시장은 2026년 55억 2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20.3% 성장해 2035년 291억 4000만 달러(약 4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존 항체 중심 CDMO에서 펩타이드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도 성장하는 비만약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차세대 모달리티 생산 거점으로 육성할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를 확보했다. 향후 펩타이드를 비롯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차세대 백신 등 고부가가치 신규 모달리티 생산시설 구축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는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펩타이드 생산시설과 제조 기술,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기존 CDMO 계약도 승계해 인수 직후부터 안정적인 수주 물량과 매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스위스 바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 인도 등 5개국에서 총 6개의 펩타이드 생산·개발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스웨덴 말뫼, 벨기에 브레인, 미국 토런스와 샌디에이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인도 암베르나트 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송도 공장 증설 등 자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그린필드 투자'를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했는데, 이번에는 검증된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택하며 성장 전략을 다변화했다.
기존에 중점을 두던 항체의약품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이번을 계기로 펩타이드까지 확보하며 '멀티모달리티 CDMO'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폴리펩타이드 그룹의 펩타이드 엔드투엔드(End-to-End) 역량과 자사의 대규모 상업 생산 경험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항체의약품과 펩타이드 치료제를 함께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사가 많은 만큼 양사의 고객 기반을 활용한 교차 수주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번 인수는 생산능력·사업 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등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대 성장축을 모두 아우르는 전략적 결정"이라며 "양사의 독보적인 역량을 결합해 고객에게 더욱 폭넓고 우수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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