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독주 막아라"…'위고비' 노보, 멧세라 인수 참전 '맞불'

멧세라 인수로 기술격차 만회·경구용 시장 선점 노려…비만약 전쟁 가열
73억달러 먼저 제시한 화이자 "불법적 시도…필요 시 법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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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 제공)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바이오기업 멧세라 인수에 최대 90억 달러(약 12조 9000억 원)를 베팅했다. 멧세라 인수로 비만 치료제 시장에 다시금 도전장을 내민 화이자의 계획에 제동이 걸리며 글로벌 빅파마 간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는 30일(현지시간) 멧세라 주식을 주당 56.50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총액은 약 65억 달러(약 9조 3000억 원) 규모로, 임상 및 규제 성과 달성 시 최대 25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를 추가 지급할 수 있는 조건부 가치권(CVR)도 포함됐다.

비만 치료제 시장은 최근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돌풍을 일으키며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당초 노보의 '위고비'가 선두를 달렸으나, 이후 마운자로가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실제 릴리는 전날 실적 발표에서 올해 3분기 마운자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7.9%로, 전분기 대비 1%포인트(p) 상승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위고비의 점유율은 41.7%로 집계됐다. 마운자로는 올 초 위고비 점유율을 넘어선 뒤 격차를 꾸준히 벌리고 있다. 신규 처방 점유율(NBRx) 기준으로는 이미 65%를 넘어섰다.

여기에 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에서도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릴리가 개발 중인 '오포글리프론'은 임상 3상에서 72주 투여 시 평균 12% 이상의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주목받았다. 주사제에 이어 '먹는 비만약'에서도 릴리가 주도권을 잡자 노보의 위기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노보는 멧세라 인수로 기술 격차를 만회하고 차세대 치료제 경쟁에서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노보는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주요 임원진을 전격 교체하는 등 혁신 중심의 경영 전환을 예고한 바 있다.

본문 이미지 -  2020.11.1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2020.11.10/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멧세라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바이오벤처로, 비만·당뇨 등 대사질환을 겨냥한 차세대 펩타이드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수용체 작용제와 아밀린 아날로그 계열 약물이다.

멧세라의 GLP-1 후보물질은 임상 2상에서 28주 차 기준 최대 14%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아밀린 아날로그는 GLP-1과 병용 투여 시 지속적 체중 조절 효과를 입증했다.

특히 멧세라는 펩타이드를 안정화해 체내 흡수를 높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GLP-1 계열 약물은 주사제로 투여되고 있는데, 멧세라의 플랫폼은 이를 알약 형태로 바꿀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다만 화이자의 거센 반발은 변수다. 화이자는 노보의 멧세라 인수 제안 직후 "이번 제안은 시장 지배적 지위를 가진 기업이 신흥 경쟁사를 억압하려는 불법적 시도"라며 "이번 인수 구조는 미국 독점금지법을 우회하려는 방식으로 짜여 있어 규제·집행 리스크가 크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또 "노보의 제안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허상에 불과하며 자사와 멧세라 간 기존 계약상 '우월한 제안'(superior proposal)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멧세라 이사회는 이미 노보의 제안을 '거래 구조상의 다양한 리스크'를 이유로 거절했으며, 인수 완료의 확실성과 속도 면에서 화이자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화이자는 필요할 경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화이자는 멧세라를 최대 73억 달러(약 10조 40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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