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잠을 잘 자는 것은 건강관리의 기본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의 수면 상태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방치할 경우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당뇨병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자는 동안 발생하는 질환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선 병원에서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적잖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탓에 주저하는 분위기다. 이런 의료 현장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에이슬립'이 나섰다.
별도의 웨어러블 기기 없이 스마트폰 마이크만으로 수면 중 호흡음을 분석해 수면무호흡증을 선별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개발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슬립은 2020년 이동헌 대표가 창업한 슬립테크 기업이다. 1994년생인 이 대표는 카이스트대학원 전자과를 졸업했다. 그는 호흡 소리를 통해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발전시켰다.
별도의 웨어러블 기기 없이 스마트폰 마이크만으로 수면 중 호흡음을 분석해 수면무호흡증을 선별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를 개발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문성은 에이슬립 매니저는 뉴스1에 "스마트폰 마이크 자체가 센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별도 하드웨어가 필요하지 않다"며 "편의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확보한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슬립의 기술은 단순한 수면 분석 서비스를 넘어 의료기기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제품 유통을 맡고 있으며 400여개 병원과 10곳 안팎의 상급종합병원에서 도입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에서도 활용되는 등 임상 현장에서 활용 범위를 넓혀가는 모습이다.
문 매니저는 "처음에는 의사들도 의심하지만, 실제 병원 검사와 비교해 정확도를 확인한 뒤 도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의료진이 인정해야 시장이 열린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에이슬립이 개발한 스마트폰 앱 '앱노트랙'(Apnotrack)으로 유럽 의료기기 인증인 CE MDR을 획득하기도 했다.

에이슬립의 목표는 수면다원검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를 받아야 할 환자를 더 많이 찾아주는 것이다. 병원 검사를 받기 전 선별검사 역할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치료 이후 시장도 겨냥한다. 양압기 치료나 체중 감량 이후 증상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지속해서 확인하는 모니터링 수요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문 매니저는 "비싼 수면 검사를 여러 번 받을 수는 없기 때문에 치료 이후 경과를 확인하는 시장도 크다"며 "에이슬립은 선별과 치료 후 모니터링이라는 의료의 앞단과 뒷단을 모두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에이슬립 제품은 법정 비급여 확인을 받아 실손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환자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병원들도 부담 없이 도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AI 의료기기 확산 과정에서 꾸준히 제기되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기술적으로 보완했다. 에이슬립은 수면 중 수집되는 음성 데이터를 비식별화한 뒤 AI가 분석하는 구조를 적용해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보안성을 확보했다. 민감한 의료정보를 다루는 만큼 병원들이 요구하는 보안 기준도 충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에이슬립은 현재 B2H(병원) 사업과 함께 슬립테크 기업에 AI 엔진을 공급하는 B2B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병원 네트워크와 제약사, 글로벌 디지털 헬스 기업을 중심으로 협업 범위를 확대해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각오다. 비만 개선이 수면무호흡증 치료와 직결되기에 GLP-1 비만치료제 확산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문 매니저는 "글로벌에서도 의료진의 신뢰를 기반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ggod6112@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