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두현 임세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31일 약 11시간여 동안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
최 목사는 "김 여사가 대통령실 직원과 국가보훈처 직원까지 연결해 줬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청탁이 성사되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청탁금지법 위반,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최 목사를 불러 조사했다. 지난 13일 이후 두 번째 소환이다.
검찰은 이날 최 목사가 제출한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전체 대화 내역과 앞서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청탁 내용을 기반으로 대통령실 직원과 대화 내용, 청탁 성사 여부 등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서울의소리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 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과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송출 재개 등을 김 여사에게 청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김 여사가 '국립묘지 안장 청탁'을 해결해 주기 위해 대통령 총무비서관실 소속 조 모 과장을 통해 국가보훈처 사무관 등을 소개해 줬다는 것이 최 목사의 주장이다.
최 목사 측은 이날 오후 8시 33분께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문이 오갔다"며 "방송에서 등장한 대통령실·보훈처 직원과의 (청탁) 경위라든가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까지 대통령실을 상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목사는 "대통령실 과장이 저의 청탁을 받고 통화하면서 도와주려고 한 통화내역과 문자, 보훈처 과장이 도와주려고 나와 통화한 음성 녹취록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실제 청탁 성사 여부를 두고 "(김 여사가) 대통령실 관계자와 국가보훈처 직원까지 연결해 주는 노력은 하셨다"라면서도 "실질적으로 이뤄진 청탁은 한 건도 없다"고 이날 오전 조사에 앞서 말했다.
또 "조 모 과장을 김 여사가 직접 소개해 준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실에 있는 김 여사 측근의 비서 유 모 씨가 그쪽에(조 모 과장) 얘기하니 저한테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 김 여사에게 300만 원 상당 명품 가방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는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가방을 건네는 장면이 찍힌 영상을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과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자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 1월 최 목사를 주거침입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9일 김순환 서민위 사무총장 조사를 시작으로 13일 최 목사, 20일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30일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를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2일 이원석 검찰총장의 전담수사팀 구성 지시 이후 형사1부에 검사를 추가 투입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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