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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트럼프, 대선전 유죄 받으면 중도층 공략 '난관'

법적으로 출마자격 박탈 안되지만…유권자 51% '유죄시 재선허용 안돼'
판결 전까지 유세 일정에도 차질…일주일에 나흘꼴로 법정 출석해야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2024-04-22 13:52 송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사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던 도중 취재진에게 자신의 재판을 보도한 각종 언론사 헤드라인을 보여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사재판에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던 도중 취재진에게 자신의 재판을 보도한 각종 언론사 헤드라인을 보여주며 "재판 사기극을 전세계가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4.04.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성추문 입막음 사건 피고인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 전 1심에서 유죄를 받을 경우 중도층을 공략하기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21일(현지시간) 선거·법률 전문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결과가 선거 판세에 미칠 영향을 심층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더라도 법적으로 출마 자격을 박탈당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일리야 소민 조지 메이슨대 법학 교수는 더힐에 "유죄가 확정되거나 감옥에 있다고 해서 대통령직 출마와 당선에 지장이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전직 대통령이 퇴임 후 기소돼 재판을 받는 건 전례 없는 일인 만큼 재판 결과가 선거에 미칠 악영향이 적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윌 토마스 미시간대 경영법 교수는 트럼프가 4건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점을 거론하며 "그가 받는 혐의들은 어떤 식으로든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행동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대니얼스의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트럼프그룹의 자금으로 건네고 회계장부에는 34차례에 걸쳐 법률 자문료로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4월 뉴욕 검찰에 기소됐다.
이 외에도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조지아주 대선 개입 △미 의회 대선 인준 뒤집기 시도 등 총 4건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됐다. 이 중 유일하게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재판 개시일이 지난 15일로 확정돼 재판이 열렸고, 19일 배심원 선정이 완료돼 오는 22일부터 본격적인 증인 심문 절차가 시작된다. 

이번 재판에는 12명의 배심원과 보궐을 위한 6명의 예비배심원이 선정됐다. 미국 형사재판에서 배심원은 피고인의 유무죄에 대한 평결을 내리기 때문에 유무죄를 확정하고 양형을 결정하는 재판부의 최종 판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재 재판 속도에 비춰 봤을 때 11월 대선 전 배심원 평결과 재판부 판결 모두 가능할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토마스 교수는 "성추문 입막음 사건은 2016년 대선 출마 때였으며 기밀문서 유출 사건은 집권 후반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현직이든 전직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소된 적은 없다.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최소 한 건, 어쩌면 두 건은 유죄를 선고 받은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징역형을 선고받을 경우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사면하기 전까지는 수감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대통령직 수행은 불가능하다. 미 연방항소법원에서 중재역을 담당하는 스티븐 솔츠버그 조지 워싱턴대 법학 교수는 트럼프의 유죄는 "프라이팬처럼 단단해 보이는 트럼프 같은 사람에게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솔츠버그 교수는 "중형이 선고된다면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게는 비록 그 수가 많지는 않더라도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사람들은 대통령의 국정 수행 능력을 우려해 "중범죄자에게 투표하기를 주저할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 유권자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야후 뉴스와 영국 데이터 분석 업체 유고브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성인 17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57%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이 '심각한 범죄'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법적으로 성추문 입막음 사건은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도 제기될 만큼 다른 3건의 형사 사건보다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로 분류되지만 이마저도 미국 유권자의 과반이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전체 응답자의 51%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재선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고, 공화당원인 응답자의 16%도 이에 동조했다.

판결 내용과 상관 없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재판을 받는 것 자체가 리스크란 시각도 있다. 일주일에 나흘 꼴로 법정을 출두해야 돼 유세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 사흘차인 지난 18일 법정을 나오면서 만난 취재진에게 "100여곳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하루 종일 추운 방에 앉아 불공정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죄 선고가 지지층 결집에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타마라 라브 마이애미대 법학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선고를 받게 되면 투표권을 잃게 될 수 있다며 "그가 '나는 투표할 수 없으니 나를 위해 대신 투표해 달라'고 말한다면 유권자들이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뻔하다"고 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자신을 향한 검찰의 기소와 사법부 재판은 정치적 목적에서 이뤄졌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성추문 입막음 사건을 담당한 후안 머천 판사의 딸이 민주당을 고객으로 하는 정치 컨설턴트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며 이해 상충을 이유로 지난달 판사 기피 신청을 냈지만 기각당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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