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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낮췄는데 계약금 입금 직전 취소 통보"…속타는 집주인들

집값 낮춰도 계약 성사 어려워..."매수자 우위 뚜렷"
"급매·급급매만 찾는다" 거래 줄고 매물량 계속 쌓여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23-11-22 06:00 송고 | 2023-11-22 08:37 최종수정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들. 2023.11.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단지들. 2023.11.21/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서울 외곽 지역에 사는 A씨는 올해 6월부터 전용 84㎡(34평) 크기의 아파트를 매도하려고 하지만 여의찮다. 올여름만 해도 강남권 집값 상승이 외곽 지역으로까지 번지려나 기대했으나 추석 이후 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으며 호가를 1억원 이상 낮췄다. 애초 9억원 중반대로 매도하려던 계획을 8억원 중반대까지 낮추자, 매수 문의가 들어왔고, 가까스로 계약이 성사되는 듯했으나 가계약금 입금 직전 매수자 마음이 바뀌어 이마저도 수포가 되었다.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얼어붙으며 매도 계획이 있는 집주인들의 속이 타고 있다. 매도자와 매수자의 희망 가격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며 매매가 뚝 끊기고, 매도 물량은 역대 최다 수준으로 쌓이고 있다.
22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가격 지수 증감률은 13일 기준 -0.033%로 8월7일(-0.005%) 이후 13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자치구별로는 관악구가 -0.23%로 하락 폭이 가장 컸고 중랑구(-0.17%), 강북구(-0.08%) 등 서울 외곽 지역 위주로 매맷값 조정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노원·은평·동대문구도 전주 대비 0.07%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을 팔 사람은 계속 늘어나는데, 정작 살 사람은 적어 매물은 계속 쌓인다. 프롭테크 '아실'에 따르면 서울 하루 평균 매물량은 이달 초 8만건을 찍은 이후로 7만건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도 2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11월 2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0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매물이 쌓이면서 집을 팔고자 하는 집주인들은 결국 가격을 낮추게 되고, 호가가 계속 내려가면서 한동안 매수자 우위 시장이 될 전망이다.

서남권의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금리 부담으로 매수 문의 자체가 확 줄어든 데다, 급매나 급급매만 찾는 분위기가 확연하다"며 "매도 계획이 있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조금씩 낮추고 있지만, 매수자는 뚜렷한 급매물만 찾고 있어 계약 성사까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도 "전세로 살던 세입자가 지금을 매수 적기로 보고 급하게 처분하려고 싸게 내놓는 매물을 찾는 경우가 가끔 있다"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매수 문의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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