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김남국 '제명' 표결 직전 불출마선언…'부결'로 감싼 민주당

상임위 도중 200차례 '암호화폐' 거래…자문위 '제명' 권고
국힘 "국민 기만", 정의 "코인 방탄"…징계 논의 표류 가능성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2023-08-30 16:43 송고
이양수 윤리특위 1소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윤리특위 1소위에서는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징계안을 심사한다. 2023.8.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이양수 윤리특위 1소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윤리특위 1소위에서는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징계안을 심사한다. 2023.8.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가상자산(암호화폐) 관련 논란이 불거진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제명안이 30일 결국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부결됐다.

당초 제명안 의결이 유력시됐지만 김 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기류가 바뀐 탓인데, '제식구 감싸기'라는 당 안팎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는 이날 국회에서 윤리소위를 열어 김 의원 제명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으나, 찬성 3표, 반대 3표로 과반에 미달하면서 부결됐다.

소위는 여야 의원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되며, 징계안 가결을 위해서는 무기명 투표에서 과반인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앞서 윤리위 산하의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김 의원 건에 대해 제명을 권고한 바 있다. 상임위 회의 도중 200차례 이상의 암호화폐 거래와 고액의 가상자산 보유 등이 고강도 징계 결정의 배경이었다.
이후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제명이 과하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당의 도덕성 논란을 일으켰던 사건 중 하나인 만큼 엄정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강했다. 지도부도 징계안에 대해 신속하게 논의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제명안 표결이 예정됐던 지난 22일 소위 회의 직전 김 의원이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민주당 측 위원들은 숙고할 필요가 있다며 표결을 뒤로 미루자고 주장했다.

이날 민주당 위원들의 반대표에도 이같은 당내 기류가 반영됐다. 윤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는 소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건 자체가 중대하지만, 유권자가 뽑은 선출직이라는 특성상 제명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또 하나는 다른 중대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사건에 대해 제명하지 않고, 심지어 구속된 상태에서도 계속 급여까지 탄 상황이 있었는데, 그런 사안과 비교했을 때 제명까지 하기는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정치인으로서 나름대로 불출마해 정치적 권리를 포기한 점을 참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허가 관련 뇌물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징계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정찬민 전 국민의힘 의원, 똑같이 코인 보유 논란이 불거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등의 건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민주당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김 의원 코인 논란, 전당대회 돈봉투 논란 등으로 맞은 위기 극복을 위해 도덕성 회복과 쇄신을 공언했던 만큼 '제식구 감싸기' 비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부결을 두고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잉크도 채 마르기 전에 스스로 약속을 처참히 밟아버렸다. 차라리 이렇게 국민 기만을 이어갈 바에는 김 의원을 복당시키라"며 "아무리 민주당이 김 의원을 감싼다 한들, 또 김 의원이 백번 천번 총선에 불출마한다 한들, 코인 투기 의혹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정상참작 요인이 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김남국 의원의 꼼수 탈당을 수수방관한 민주당이 '코인 먹튀 길'을 열어준 셈"이라며 "국민 우롱이 아닐 수 없다. 정의당은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일사부재리에 의해 김 의원 건이 윤리특위 소위에서 다시 논의될 수 없기 때문에 김 의원 징계안은 결국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향후에는 여야가 협의해 징계 수위를 '30일 이내 출석정지' 등으로 낮춰 새로 소위에서 논의하거나, 부결된 제명안을 윤리위 전체회의에 다시 회부해 표결하는 두가지 방법이 남아있다.

전체회의에 다시 상정되더라도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6대6 동수인 만큼 통과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낮다. 징계 수위를 낮추는 방안에는 국민의힘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윤리위 여당 간사인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소위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만약 소위를 열어서 논의하려면 다음 징계인 30일 출석 금지를 놓고 표결해야 하는데, 과연 30일 출석정지 표결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표결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회의감이 있다"며 "김남국 건으로 고발이 이뤄지고, 조사하는 등 엄청 요란하게 해놓고, 결국 본회의에서 출석 30일 정지로 표결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min785@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