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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회담 중 北 정찰위성 '빠른 재발사' 예고…'中 역할'에 집중되는 시선

미국의 '요구' 나올 것이 자명하지만 중국의 화답도 기대하기 어려워
전문가들 "北 문제 다뤄지겠지만 깊은 논의는 어려울 것"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이창규 기자 | 2023-06-19 11:32 송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무장관으론 5년만에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에 앞서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3.6.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국무장관으론 5년만에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의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회담에 앞서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3.6.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북한이 최근 실패로 끝난 '군사정찰위성'의 빠른 재발사를 재차 예고한 가운데 중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공개적으로 촉구할지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8기 8차 전원회의에서 "빠른 시일 안에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인민군대의 정찰정보 능력을 제고하고 우주개발 분야에서 더 큰 비약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지름길을 마련할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이 제시됐다"라고 19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달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제한 우주 발사체, '천리마 1형'을 발사했으나 서해에 추락하며 실패했다. 발사 실패 직후, 북한은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을 내세워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국가의 중요 전략을 결정하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보다 구체적인 '총화'를 통해 재발사 계획을 어느 정도 수립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에 대한 국제해사기구(IMO)의 규탄 결의안에 반발, '2차 발사 일정은 IMO에 통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상황이어서 정찰위성의 재발사는 북한 측의 어떤 '예고'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교가에서는 방중 일정을 소화 중인 블링컨 장관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전날인 18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만찬 등을 곁들이며 7시간30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미중 외교당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언급됐는지 여부를 공식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 외교부는 "공동의 관심사인 중대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라고 밝혔고 미국 국무부 역시 "블링컨 장관은 우려가 되는 몇 현안뿐 아니라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양국이 공유하는 초국가적 현안에서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제기했다"라고 밝혀 어떤 수준으로든 북한 문제가 다뤄졌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당 중앙위원회 8기 8차 전원회의를 16~18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지난달 31일 발사한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실패를 고강도 총화(결산)하고 빠른 시일 내 재발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참석한 가운데 당 중앙위원회 8기 8차 전원회의를 16~18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북한은 전원회의에서 지난달 31일 발사한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실패를 고강도 총화(결산)하고 빠른 시일 내 재발사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방중에 앞서 블링컨 장관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지난 17일 연쇄적으로 전화 통화를 가졌다. 이를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행사 촉구 방침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19일 중국 외교 사령탑인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면담 및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이 있다. 관련 일정이 성사될 경우, 한국으로선 북한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중 메시지 발신 여부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외교가 일각에선 미국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어떤 수위로 촉구하더라고 당장 중국의 전향적 입장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북한이 다각도의 무력도발을 진행하고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할 때마다 오히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기보다는 '미국 책임론'과 '제재 무용론'을 주장하며 북한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현재 미중 간에도 북한 문제보다 대만 문제와 같은 '핵심 사안'이 더 논의의 우선순위에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상당하다. 북한 문제를 두고 북한의 어떤 구체적인 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수준까지의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눌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국세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하는 상황에서 북한 문제도 미중 간 의제로 충분히 다뤄질 수 있다"라며 "하지만 중국이 실질적 역할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미국은 중국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한미 안보협력 강화의 목적이라는 것을 설명해 (동맹국들의) 우려를 불식시켜면서 중국의 책임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북한 문제는 미중 간 당장 깊이 있는 의제로 다루기는 어렵다"라며 "북핵이 아시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등의 의견을 주고받는 원론적 수준의 논의에서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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