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하루 전 불발된 미중외교회담… 올해도 '갈등' 풀기 쉽지 않다

中 '정찰용 기구' 美 상공 비행에 블링컨 방중 전격 연기
'北핵·미사일 문제' 중국 역할 논의도 당분간 어려울 듯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대립 완화' 가능성으로 국내외의 기대를 모았던 미중외교장관회담이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 관련 논의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졌단 관측이 나온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당초 5~6일 이틀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 친강(秦剛) 신임 외교부장과의 첫 미중외교장관회담에 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중국의 고고도 정찰용 기구가 미 본토 상공을 비행 중인 사실이 확인돼 미 당국이 그 대응에 나서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도 전격 연기됐다.

중국 당국은 해당 기구가 기상관측 등 과학연구 목적의 '민간용 기구'라고 주장했으나, 미국 측은 자국의 주권과 국제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강력 항의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대만 관련 문제 등에선 이견을 보였지만, 양국 간 '소통 유지' 필요성엔 공감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중 계획도 이 같은 정상회담에 따른 후속조치로서 추진된 것이었다.

앞서 외신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방중 기간 시 주석을 직접 예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이번 방중이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 전달 등을 통해 미중 간 격화된 패권 경쟁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우리 측에선 블링컨 장관이 중국 방문 기간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및 도발 위협 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중국 측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하는 등 나름의 협력 공간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한미 당국은 북한이 연내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본문 이미지 - 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해안에서 중국의 '정찰용 기구'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격추돼 추락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해안에서 중국의 '정찰용 기구'으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격추돼 추락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그러나 결과적으로 블링컨 장관 방중이 연기되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도 미중 간 패권 경쟁상황이나 북한 핵·미사일 문제 등과 관련해 '유의미'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도 올 봄 대만을 방문 의사를 밝히는 등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블링컨 장관이 이른 시일 내에 중국을 찾긴 쉽지 않을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합법적 정부 또한 오직 중국(중화인민공화국) 하나란 뜻) 원칙을 주장하는 중국은 작년에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땐 고강도 군사훈련 등을 펼치며 대응에 나섰다.

이동규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에 미중외교장관회담이 결렬된 건 양국 간 갈등과 불신이 상당히 크다는 걸 보여준다"며 "회담이 열렸더라도 미중관계 전환보다는 서로 입장을 공유하고 관계를 관리해가자는 정도에 그쳤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 가능 시점에 대해 "매카시 의장이 4월에 대만을 방문한다면 그 이후가 돼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미중관계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에선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너무 늦어서도 안 된다. 늦어도 6월까진 중국에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방중을 연기하면서 "현재로선 건설적 방문을 위한 여건이 좋지 않다"며 "여건이 조성될 경우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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