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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영사관 폐쇄 등에 항의…서방 9개국 대사 초치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23-02-03 13:40 송고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스웨덴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대가 시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스웨덴 총영사관 앞에서 시위대가 시위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최근 2주 사이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의 극우 시위대가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불태우는 과격 시위를 벌인 가운데 튀르키예가 보안상의 이유로 영사관을 폐쇄한 스웨덴과 미국 등 서방의 9개 국가 대사를 초치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외무부는 9개 나라 대사들을 소환해 쿠란 소각 시위 후 이들 나라들이 외교 공관을 폐쇄하고 튀르키예에 대한 여행경계령을 내린 것에 항의했다. 초치된 대사들은 미국과 스웨덴 외에도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영국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들 중 최소 7개 유럽 국가들이 영사관을 폐쇄했다. 다만 미국 영사관은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고 이번 쿠란 소각 사태와 직접적 관계는 없기에 폐쇄되지는 않았다.   

최근 서방 국가들에서 쿠란 소각이나 튀르키예 대통령 사진을 짓밟는 시위가 잇따르자 튀르키예에는 반 서방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서방은 외교 공관이나 튀르키예를 여행하는 자국 국민에게 테러가 가해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편 튀르키예 정부도 서방의 여행경계령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 유럽에 여행 경고를 발령했다.

술레이만 소일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대사관들이 튀르키예 정치 상황을 불안하게 만들기 위해 자국을 상대로 '새로운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의 영사관 폐쇄가 5월14일에 있을 튀르키예의 대통령 선거와 의회 선거에 개입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유럽 국가들은 쿠란 소각 등의 과격 행위는 표현의 자유가 있기에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사 초치 등의 튀르키예의 강경 대응 후 노르웨이는 수도 오슬로 주재 튀르키예 대사관 밖에서 코란 소각 시위를 하려던 반이슬람 단체의 계획을 불허했다. 

튀르키예와 유럽 국가 사이에 이처럼 갈등이 높아지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입 승인 문제가 시초였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해 5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했는데, 현재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와 헝가리의 최종 동의만 남은 상황이다.

튀르키예는 자국이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양국의 나토 가입을 반대, 최종 승인을 위해선 신병 인도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스웨덴 우익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15~20%는 쿠르드족으로, 이들은 꾸준히 분리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은 PKK를 테러단체로 지정한 반면 스웨덴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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