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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초연결, 돈이 됩니까? 네!"…CES서 본 '혁신의 방향'

불황에 과시보다 실용 초점…기기간 연결로 새 경험 제공
혁신이 사리진 게 아니라 '초연결·친환경'으로 방향 선회

(라스베이거스=뉴스1) 신건웅 기자 | 2023-01-12 06:21 송고 | 2023-01-12 09:20 최종수정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참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3.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개막일인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서 참관객들이 입장하고 있다. 2023.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얼마 전 막을 내린 TV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주요 인물인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은 중요한 순간마다 "그게 돈이 됩니까?"라는 말을 내뱉었다. 돈이 되지 않는다면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의미였다.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박람회 'CES 2023'에도 불황 속 달라진 흐름이 느껴졌다. 이른바 돈이 되는 상품에 집중했다.
그동안 CES는 첨단기술을 뽐내는 자리였다. 1960년대 TV를 시작으로 1970년대 워크맨과 VCR, 1980년대 CD플레이어, 1990년대 DVD 모두 CES의 히트 상품이다. 최근 몇년간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UAM)와 돌돌 말리는 TV, 자율주행차, 로봇 등 새로운 첨단 기기와 융복합된 IT 기기가 CES 전시장을 가득 채웠었다.

그러나 올해는 '과시'보다 '실용'에 초점을 맞췄다. 하드웨어 기술 개발이 과거 CES의 핵심이었다면 올해는 기기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묻어났다. 당장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면서도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들이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이례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았다. 대신 기기 간 초연결을 통한 새로운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초연결 환경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삼성의 생태계에 들어오도록 하는 전략이다.
여러 기업의 가전제품을 서로 연동해 쓸 수 있는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기술도 시연했다. 삼성전자 앱이나 LG전자 앱으로 글로벌 15개 가전업체의 1억800만대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집에서 인덕션에 라면 끓일 물을 올려놓고 나왔을 때도, 더운 여름 집에 가는 길에 에어컨을 켜고 싶을 때도 앱에서 터치 몇 번이면 다 해결된다. 심지어 에너지 절감까지 이뤄낼 수 있다.

친환경 흐름도 거세졌다. 폐가전을 재활용한 가전기기 등 자연 보호를 위한 지속가능 기술(서스테이너블 테크)들이 쏟아졌다. SK는 전시관 입구부터 뉴욕 자유의 여신상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잠기는 가상 광경을 소개해 친환경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더 편리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또 기후변화와 에너지 부족 등 직면한 다양한 과제 해결을 위해 기술의 혁신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이번 CES가 던져준 메시지다.

초연결과 친환경이 돈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과거에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맞다. 초연결과 친환경을 포기하면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혁신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존재하지만 정확한 답은 '혁신의 방향이 바뀐 것'이다. 재벌집 막내아들 속 진양철 회장의 손자 진도준은 9.11 테러 직후 '바이미라클 펀드'를 출시하며 증시 대중화를 이끌었고 폭락한 증시의 반등을 이끌어냈다.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 기술의 물줄기는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 달라진 혁신의 방향을 두고 고심해야 할 때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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