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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 극심…상담센터 문의 이어져

사고장면 무분별 유포…우울·메스꺼움 등 호소
전문가들 "국민 대상 심리 응급조치 중요한 시점"

(광주=뉴스1) 최성국 기자, 이승현 기자 | 2022-11-01 07:20 송고 | 2022-11-01 09:01 최종수정
31일 오후 전남도청 만남의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합동분향소에 전남도의회 직원들이 찾아 참배하고 있다.(전남도의회 제공) 2022.10.31/뉴스1 © News1
31일 오후 전남도청 만남의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합동분향소에 전남도의회 직원들이 찾아 참배하고 있다.(전남도의회 제공) 2022.10.31/뉴스1 © News1

300명대의 사상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관련, 자극적인 현장이 무분별하게 SNS 등에 유포되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국가적 차원의 심리 치료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일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상담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말하는 PTSD는 전쟁과 고문, 자연재해, 사고 등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난 뒤 발생되는 심리적 반응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직접 사고를 겪지 않더라도 사고 현장 등에 대한 소식에 수시로 노출되면 PTSD를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서는 SNS상에서 수십명이 한번에 CPR(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는 모습과 모자이크 처리 없이 사망자들을 수습하는 모습 등을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경우 PTSD를 비롯해 기억력·집중력·판단력 저하, 의사결정 곤란 등의 인지반응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우울과 상실감, 절망감, 죄책감, 무능력감, 의심, 식욕 저하를 비롯해 불안 등의 감정 상태가 지속될 수 있다.

메스꺼움, 어지러움, 심장박동 증가, 수면장애, 무기력증 등의 신체 변화도 동반된다.

실제로 이태원 참사 후 광주·전남지역 심리센터에 접수되는 상담 내용은 '하루 종일 멍하게 있게 된다',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른다' 등 참사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 정서장애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이들의 심리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정신건강 위기상담 전화 센터 운영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는 피해자들과 참사 유족들에 대한 별도 심리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일반 국민들이 심리 상담의 창구를 넓힐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언론이나 SNS 등을 통해 사고 현장을 목격한 분들은 불안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충격적인 장면을 직·간접적으로 접해 나타나는 떨림과 불안 등의 신체적 증상은 정상적인 반응이기에 너무 걱정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나도 본인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때는 전문의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혜경 송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지금은 국민들에게 심리적 응급처치가 중요한 시점이다. 당분간 영상 등이 노출되는 SNS 등과 거리두기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또 "이번 이태원 참사 후 평소와 다른 신체적, 정신적 증상이 느껴진다면 혼자 있기보다는 가족, 친구, 지인들과 밖에서 활발하게 시간을 보내면서 일상생활에 변화를 주며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심리적 고통이 심할 경우에는 망설이지 말고 지자체에 마련돼 있는 재난심리지원센터와 정신건강센터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며 "어려울수록 서로 고통을 나누고 위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star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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