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3명 숨지면 영업익 5% 과징금…건설업 "부담 과도, 세부기준 필요"
반복 중대재해 건설사엔 등록말소 요청…제재 수위 높아져
대형 건설사 7곳 5% 단순 환산 1120억…업종 특성 반영 요구
- 오현주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1년간 근로자 3명 이상이 숨진 기업에 영업이익의 최대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건설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중대재해가 반복되는 건설업체에는 등록말소를 요청할 수 있는 규정까지 담기면서 공사 현장이 많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안전관리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과징금 부담이 과도하다며, 건설업 특성을 고려한 세부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의 후속 입법이다.
이번 개정안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를 위반해 발생한 산업재해로 1년간 근로자 3명 이상이 사망할 경우 해당 기업에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게 골자다.
또 영업손실이 발생하거나 영업이익 산정이 어려운 기업에는 최대 3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건설업에는 별도의 강력한 제재도 가해진다. 중대재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건설업체의 경우 고용노동부가 관계기관에 건설업 등록말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동시에 2명 이상이 숨진 산업재해가 발생해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번 이상 받았음에도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된 업체가 대상이다.
건설업계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이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과징금 규모가 부담이라는 입장이다. A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황도 좋지 않은데 영업이익 최대 5% 부과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업이익의 5%는 최대 부과 한도인 만큼 실제 과징금은 구체적인 부과 기준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형 건설사의 경우 수백억 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형 상장 건설사 7곳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 2391억 원으로, 이들 기업에 영업이익의 5%를 과징금으로 단순 적용하면 총 1120억 원 규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은 현장이 많고 협력사 근로자 비중이 높아 '1년간 사망자 3명' 기준은 대형사는 물론 중견사에도 현실적인 위험"이라며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영업이익의 최대 5%에 이르는 과징금은 재무와 신용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업 특성을 고려한 세부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건설업은 원·하청 구조가 복잡하고 다수의 현장과 협력업체가 동시에 공사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B 건설사 관계자는 "서로 다른 개별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를 기업 단위로 어떻게 산정할지, 협력업체 사고를 어디까지 원청의 책임으로 볼지 등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건설업은 현장과 협력업체가 많은 만큼 업계 특성을 고려한 세부적인 과징금 산정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하청 근로자도 원청에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게 되면서 공사 일정 관리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역시 과징금 부과 과정에서 기업 규모와 현장 수, 사고 규모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장이 많은 건설사는 상대적으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단순히 사망자 수만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사고 규모와 기업별 상황 등을 고려해 제도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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