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도 "절차 단축" 약속했지만…대곡·의왕 착공까지 61개월
2024년 11월 후보지 발표…지구 지정만 22개월, 첫 목표보다 밀려
8·13 대책 목표 '발표 후 37개월'…"보상·이주가 실제 관건"
- 이동희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정부가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적용하기로 한 고양대곡지식융합과 의왕오전왕곡 공공주택지구가 후보지 발표 22개월 만에 지구 지정 절차를 마쳤다. 정부가 공개한 일정대로라면 2024년 11월 후보지 발표부터 2029년 12월 착공까지 61개월이 걸린다.
8·13 대책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미 절차가 진행 중인 기존 후보지에도 신속공급 방안을 적용하기로 한 만큼, 남은 사업 기간을 실제 얼마나 단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대장동 일원(고양대곡지식융합)과 의왕시 오전동·왕곡동 일원(의왕오전왕곡)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다고 21일 밝혔다. 두 지구를 합쳐 2만 3400가구가 공급된다. 정우진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적용해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두 곳은 2024년 11월 5일 '수도권 신규택지 5만호' 발표에 포함됐던 후보지다. 당시에도 국토부는 "지구지정 전 보상조사 착수, 지구계획 수립 조기화 등 행정절차를 단축하겠다"며 속도를 약속했다. 목표 시점도 2026년 상반기 지구 지정,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로 제시했다.
하지만 지구 지정은 후보지 발표 22개월 만인 2026년 9월 이뤄졌다. 당초 목표였던 2026년 상반기보다 한 분기가량 늦어진 셈이다.
국토부가 이번에 공개한 두 지구의 일정은 2027년 12월 지구계획 승인, 2029년 12월 주택 착공이다. 2024년 11월 후보지 발표 시점부터 따지면 착공까지 61개월, 5년 1개월이 걸린다.
지난달 13일 국토부가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8·13 대책)이 내건 목표는 37개월이다. 공공택지 조성 단계별 절차를 병행·조기화해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현행 평균 68개월에서 37개월로 31개월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구간별로 보면 차이는 더 뚜렷하다. 대책은 후보지 발표부터 지구 지정까지 걸리는 기간을 12개월에서 4개월로 줄이겠다고 했지만 두 지구는 22개월이 걸렸다. 지구 지정부터 지구계획 승인까지도 13개월로 단축하겠다고 했으나 두 지구의 현재 일정은 15개월이다.
다만 두 지구는 8·13 대책 이전부터 절차를 밟아온 기존 후보지인 만큼 37개월의 최단기 착공모델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미 후보지 발표 이후 지구 지정까지 22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신속공급 방안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주목할 점은 8·13 대책이 제시한 단축 수단 가운데 상당 부분이 2024년 후보지 발표 당시에도 추진하기로 했던 내용이라는 점이다.
국토부가 이번에 "지구 지정 전 지구계획 수립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힌 조치가 대표적이다. 지구계획 조기 착수는 8·13 대책의 주요 기간 단축 수단이지만 2024년 11월 신규택지 발표 당시에도 추진 방침이 제시됐다. 지구 지정 전 보상조사 착수 역시 당시부터 제시된 방안이다.
국토부는 이날 두 지구의 구체적인 분양과 입주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2024년 후보지 발표 당시 제시했던 2029년 첫 분양과 2031년 첫 입주 목표가 유지되는지 여부도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8·13 대책이 내놓은 신규 지구 일정을 보면 37개월 목표의 성격은 더 분명해진다. 대책은 신규 공공주택지구 3곳, 2만 7000가구를 공개하면서 "최단기 착공모델 적용으로 3~4년 내 착공"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37개월 이내 착공이 명시된 곳은 서울 강서구 염창동 부지 한 곳이다. 면적 5만 1000㎡, 1000가구 규모로 지구 지정과 지구계획, 부지 조성과 주택 착공을 각각 통합 시행해 33개월 만인 2029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228만㎡ 규모의 남양주도심(2만 1700가구)과 48만㎡ 규모의 경기광주역세권2(4500가구)는 2030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다. 발표 시점부터 41~46개월이 걸린다.
37개월이라는 기간 역시 관련 제도 개선을 전제로 한다. 8·13 대책은 공공택지 조성 단계별 절차를 병행·조기화해 기존 약 68개월이 걸리는 사업 기간을 약 37개월로 줄이는 최단기 착공모델을 제시했다.
특히 기간 단축 폭이 큰 부지 확보와 보상 단계에서는 법·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 보상 기본조사 거부 시 사진 등 객관적인 자료로 토지·물건조서를 대체하는 방안과 보상 협조장려금 도입, 인허가통합조정회의 활성화 등이 추진된다.
대곡·의왕 지구는 이제 지구계획 승인과 보상 등 후속 절차를 앞두고 있다. 이미 후보지 발표 이후 22개월이 지난 만큼 정부가 8·13 신속공급 방안을 기존 후보지에 실제 어떻게 적용하고, 남은 사업 기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정책의 실행력을 보여줄 잣대가 될 전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구 지정은 절차의 시작일 뿐이고 실제 공기를 좌우하는 것은 보상과 이주"라며 "관련 법 개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축 일정은 지켜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yagoojo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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