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무기징역에…"엄마가 미안해" 이채원母 17분간 오열

고개 숙인 장윤기 손톱 만지작…방청석 안 보고 퇴정
유족 측 종료 후에도 법정에 남아 딸 부르며 절규

이채원양 살해 사건 1심 선고일인 30일 오전 전남광주 광주고등법원 앞에서 이양의 어머니가 장윤기에 대한 사형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뉴스1 박지현 기자

(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

여고생 이채원 양을 살해한 장윤기(23)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30일 오후 광주지법 201호 법정.

재판을 모두 마치고 장윤기가 떠난 자리에서 채원 양의 어머니는 끝내 일어서지 못한 채 오열했다.

딸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거듭 흘러나왔다. 재판부가 20여 분에 걸쳐 설명한 판결 이유도, 장윤기에게 내려진 무기징역의 선고도 어머니의 울음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장윤기는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제13형사부(재판장 이정호)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짧게 자른 머리에 연갈색 수의를 입고 노란 명찰(5대 강력 범죄)을 단 장윤기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방청석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생년월일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하는 재판부의 질문에도 고개를 숙인 채 답했으며 책상 가까이 몸을 붙이고 양팔을 몸에 바짝 붙인 자세로 일관했다.

짝다리를 짚고 서서는 재판부가 판결 요지를 읽는 동안 검지 손톱으로 엄지 손톱을 만지작거렸다. 범행에 케이블타이를 이용하려 했는지를 설명할 때 검지를 두 차례 까딱였고, 몸을 살짝 흔들며 자세를 고쳐서기도 했다.

법정의 침묵을 깬 것은 장윤기의 반응이 아닌, 방청석에서 흘러나온 울음이었다. 재판부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피해자 이채원 양이 허망하게 생을 마감한 결과와 유가족이 평생 감내해야 할 고통을 언급하자 방청석에서 흐느낌이 흘러나왔다.

재판부는 장윤기가 강간할 목적으로 이 양을 뒤쫓아 제압하려다 여의치 않자 흉기로 살해했고,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학생까지 살해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범행 이후 세탁실과 미용실을 이용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도 진심으로 참회하기보다 상황을 모면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고 질타했다.

이어 사회에서 영구적으로 격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도, 생명을 박탈하는 사형을 선고할 수 있는지를 놓고 고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 법관 모두의 일치된 견해"라고 밝혔다. 이때부터 방청석에서 흐느낌이 커졌다.

오후 2시 20분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는 주문이 낭독되자 방청석에선 울음이 터져나왔다. 이 양의 어머니는 끝내 오열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가 30일 1심 선고 공판을 받기위해 광주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30 ⓒ 뉴스1 김태성 기자

장윤기는 잠시 뒤 교도관이 왼팔을 이끄는 대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퇴정하는 순간에도 고개를 숙였고, 유족이 앉아 있는 방청석을 바라보지 않았다.

재판 종료 후에도 이채원 양 어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이 양 어머니는 그대로 고개를 숙인 채 "미안해. 엄마가 미안해"라며 오열했다. 유족을 제외한 방청객들이 모두 법정을 나선 뒤에도 이 양 어머니는 17분간 법정에 남아 눈물을 쏟아냈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일면식 없는 이 양을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brea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