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곗값 오를 땐 부담 떠안았는데"…李대통령 치킨값 언급에 업계 당혹

李대통령, X에 치킨값 기사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 보겠다" 언급
업계 "육곗값 오를 때도 가격 동결…닭값만으로 치킨값 판단 어려워"

정부가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점검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육계 가격 하락에도 치킨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 한 프랜차이즈 치킨 매장 모습. 2026.10.1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육계 가격 하락에도 치킨값이 그대로라며 점검을 예고하자 치킨업계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육계값이 크게 올랐을 때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원가 부담을 감내해온 만큼 최근 육계값 하락만을 기준으로 가격 인하를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 "치킨값 한번 점검해 보겠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치킨용 육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의 대표 메뉴 가격은 2만3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다.

이 대통령은 해당 게시물에 "좋은 기사 감사하다. 한번 점검해 보겠다"고 적었다.

해당 기사는 한국육계협회 통계를 토대로 치킨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9~10호 육계 가격이 지난 3월 1㎏당 5308원에서 최근 3308원으로 37.7% 하락했지만 주요 프랜차이즈의 치킨 가격은 그대로라는 점을 짚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육곗값 하락만으로 치킨 가격 인하 여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육곗값이 급등했을 때도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상당 부분 감내한 데다, 치킨 가격 역시 육계 시세에 따라 일대일로 움직이는 구조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치킨 가격에는 원육뿐 아니라 식용유와 파우더·소스 등 부재료비, 인건비와 임대료, 물류비 등 다양한 비용이 반영된다. 육계 가격은 수급 상황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반면 인건비와 임대료 등 다른 비용 부담은 지속되고 있어 특정 시점의 육계 가격만으로 최종 판매가격의 인하 여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그간 치킨업계는 원재료 가격이 올랐을 때도 상승분을 소비자가격에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상당 부분 감내해왔다"며 "특히 물가 상승기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육계 가격이 오를 때마다 치킨 가격을 올린 것도 아닌데, 가격이 떨어졌다고 곧바로 소비자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며 "같은 논리라면 국제 곡물·사료·돼지고기 등 원재료 가격이 떨어질 때마다 이를 사용하는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도 함께 조정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X에 언급된 치킨값.(이재명 대통령 X 갈무리)
산지 닭값과 실제 매입가는 달라…가맹점 부담도 변수

특히 치킨 가격을 단순히 '닭값'과 연동해 바라보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치킨 가격에는 원육뿐 아니라 도계·가공·염지·물류 비용이 포함되고, 매장에서는 식용유와 파우더·소스 등 부재료비, 인건비·임대료·배달 관련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산지 육계 가격과 프랜차이즈가 실제 공급받는 닭고기 가격의 움직임에도 차이가 있다. 생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더라도 도계와 가공 등을 거친 프랜차이즈용 닭고기 가격이 같은 폭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며, 계약 구조에 따라 시세 변동이 실제 매입 단가에 반영되는 데도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치킨의 주재료가 닭인 만큼 육계 가격이 내려가면 치킨 가격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치킨 가격=닭값'으로 보는 것은 실제 외식업의 비용 구조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치킨 가격 인하가 일선 가맹점주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육계 가격과 별개로 인건비·임대료·배달 관련 비용 등 매장 운영비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판매가격을 낮출 경우 그 부담이 가맹점주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치킨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도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계속해서 늘어나는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며 "육계 가격이 오를 때는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가격이 내려간 시점에는 곧바로 소비자가격 인하를 요구한다면 가맹점주의 수익성까지 충분히 고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주 역시 생계를 걸고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이자 시민"이라며 "소비자 부담뿐 아니라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비용 부담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