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Z세대 시위에 군도 합세…대통령은 프랑스 군용기 타고 줄행랑

(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마다가스카르에서 Z세대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핵심 군부대마저 시위대에 합류하면서 쿠데타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지 세력을 잃은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은 급히 피신했습니다. 마다가스카르는 전 세계적으로 퍼지는 Z세대 반정부 시위 흐름 속에서 네팔에 이어 두 번째로 정부가 무너진 곳이 됐습니다.

시위는 지난달 25일 물과 전력 부족을 항의하는 움직임으로 시작됐지만 정부 관료들의 부패와 무능에 대한 분노로 확대되며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로 번졌습니다. 13일(현지시간)에도 수천 명의 시민이 수도 안타나나리보의 광장에 모여 “대통령은 당장 사퇴하라”고 외쳤는데요. 유엔에 따르면 시위대와 보안군의 충돌로 지금까지 최소 22명이 숨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2009년 쿠데타로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집권을 도운 정예부대 캡사트(CAPSAT)도 등을 돌렸습니다. 캡사트는 지난주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이들은 수도 광장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를 호위하며 행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캡사트는 군 통제권을 장악했다고 선언하고 새 육군참모총장을 임명하는 등 사실상 군 지휘부를 재편했습니다. 이에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12일 “무력으로 권력을 탈취하려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그리고 곧바로 피신했습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13일 SNS로 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하지 않은 채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는데요. 이어 “마다가스카르가 파괴되도록 두지 않겠다”며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여전히 사임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소식통은 프랑스 육군의 카사(Casa) 수송기가 12일 마다가스카르 생트마리(Sainte Marie) 공항에 착륙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5분 뒤 도착한 헬리콥터에서 내린 누군가를 카사기에 태웠다”고 전했는데요.

프랑스 언론은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합의’를 맺은 뒤 출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마다가스카르의 헌정 질서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어 “청년 세대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그 불만이 군 내부 세력에 의해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는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출국 직전 2021년 쿠데타 미수 사건과 관련해 ‘국가안보 위협’ 혐의로 수감 중이던 프랑스인 2명을 사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인구 약 3천만 명의 국가 마다가스카르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20세 미만이며 국민의 4분의 3이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합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2020년까지 1인당 GDP는 45% 감소했습니다.

마다가스카르의 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입니다. 헌법상 대통령이 부재할 경우 상원의장이 직무 대행을 맡게 돼 있지만, 또 다른 국민적 분노의 대상이었던 장 앙드레 은드레만자리 상원의장도 해임된 상태입니다. 권력 공백이 이어지면서 정치적 불안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Z세대 #반정부시위 #마다가스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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