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이화여자대학교는 이상욱 교수 연구팀이 기존 센서 방식을 재해석해 단일 미세 입자와 단일 단백질 결합까지 감지할 수 있는 초고감도 질량 변화 기반 센싱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이화여자대학교에 따르면 연구팀은 산업용 센서인 석영 공진 센서(QCM·Quartz Crystal Microbalance)의 동작 방식을 기존 주파수 변화 측정 방식에서 공진기의 진폭 급락(amplitude drop)을 신호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특히 기존에는 회피 대상으로 여겨졌던 비선형 공진(non-linear resonance) 현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센서 성능을 크게 높였다.
기존 QCM 센서는 미세한 질량 변화에 따라 공진 주파수가 달라지는 원리를 활용한다. 다만 극미량 질량 변화에서는 신호 구분이 어렵고 감도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센서를 비선형 공진 영역에서 동작시키는 방식으로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 특정 조건에서 극미량 질량 변화가 발생하면 공진기의 진폭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을 새로운 신호로 활용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약 100펨토그램(fg) 수준의 질량 변화를 측정하고 단일 마이크로·나노 입자와 단일 단백질 분자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1펨토그램은 1000조분의 1그램(10^-15g)에 해당한다.
또 기존에는 1킬로헤르츠(kHz) 이상의 주파수 변화만 측정 가능했던 환경에서 비선형 공진을 활용할 경우 약 1헤르츠(Hz) 수준의 미세한 변화도 안정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제 센서의 잠재 감도는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술은 기존 상용 QCM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구동 조건만 변경해 감도를 높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기존 초고감도 센서 기술이 나노구조 제작이나 특수 소재 도입 등 복잡한 공정을 필요로 했던 것과 달리 재현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이 초미세먼지 검출, 단백질 상호작용 분석, 초고감도 유해 물질 감지, 실시간 생체분자 분석 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파수 스캔 과정 없이 특정 조건에서 바로 반응을 읽어내는 이벤트 기반 센싱(event-based sensing) 방식이 가능해 고속·실시간 분석 시스템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상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센서 구조를 바꾸는 대신 물리적 동작 원리 자체를 재해석해 성능을 향상시킨 사례"라며 "복잡한 센서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센서를 더 똑똑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연구소(NRL2.0) 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 지원사업, 대학ICT연구센터(ITRC) 지원사업,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국방 양자 컴퓨팅·센싱 기술 연구 과제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측정·제어 분야 국제학술지인 '마이크로시스템즈&나노엔지니어링(Microsystems & Nanoengineering)'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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