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뉴스1) 대담=진희정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조용훈 기자 = 현대차그룹의 9조 원 투자 계획은 새만금이 '개발계획'을 넘어 '실행'으로 갈 수 있는지를 가를 첫 시험대가 됐다. 오랜 기간 '가능성의 땅'으로 불렸던 새만금이 실제 공장과 일자리, 산업 생태계를 갖춘 첨단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새로 취임한 문성요 새만금개발청장은 뉴스1과의 첫 인터뷰에서 현대차(005380) 투자를 새만금의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투자 유치 실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공장을 짓고 생산을 시작하는 단계까지 정부가 책임지고 지원하는 '실행되는 새만금'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 청장은 "새만금은 더 이상 가능성만 이야기하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고, 희망고문을 끝내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문 청장은 취임 이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가시적인 성과'를 꼽았다. 그동안 새만금은 대규모 투자 계획과 개발 청사진은 많았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는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제는 투자 발표가 실제 착공과 생산, 고용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상징이 현대차그룹의 9조원 투자다.
문 청장은 "현대차 투자는 새만금 산업 경쟁력을 보여줄 중요한 계기"라며 "기업이 계획한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도 국무총리 주재 '새만금·전북 대혁신 TF', 국토교통부 장관 주재 '새만금 투자지원 TF' 등을 통해 부지 공급과 인허가, 세제 지원, 정주여건 개선 등을 담은 종합지원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문 청장은 새만금 개발 방식의 차별점으로 "'소통이 곧 속도'라는 신념"을 내세웠다.
현대차 투자와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RE100 산업단지 조성이 동시에 추진되는 만큼 기업과 중앙정부, 지방정부, 지역주민 등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조율해야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하다는 게 문 청장의 설명이다.
그는 "소통을 잘하는 것이 곧 속도를 높이는 길"이라며 "기업과 정부, 지역이 같은 방향을 보고 움직여야 투자도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만금개발청은 현대차그룹과 투자 일정과 사업계획을 긴밀히 협의하는 한편 관계 부처와는 규제 혁신, 재정 지원, 인재 양성, 교육·의료·문화 인프라 확충 등을 논의하고 있다. 또 로봇수소추진본부를 청장 주재 회의체로 격상해 매주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문 청장은 과거 새만금이 투자협약(MOU) 체결 이후 실제 공장 건설로 이어지지 못했던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기업이 투자 결정을 내리는 단계부터 공장 가동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만금개발청은 투자 유치뿐 아니라 입주계약과 인허가, 공장 착공까지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입주계약 체결률은 MOU 대비 약 98%이며, 이 가운데 77%는 이미 공사에 들어갔다.
문 청장은 "산업단지 조성부터 공장 설립 허가와 건축 인허가까지 기업 입주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기업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행정 절차 때문에 속도를 늦추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에서 기업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기반시설이다. 아무리 투자 의지가 있어도 전력과 용수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생산 일정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문 청장은 현대차그룹 투자와 관련해 "초기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전력과 용수는 충분히 공급 가능한 수준"이라며 "향후 투자 확대에 맞춰 기반시설도 단계적으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새만금 국가산단에는 하루 10만톤 규모의 공업용수 공급체계와 1.5GW 규모 전력망 구축이 추진되고 있다. 옥구배수지 상수도 간선관로 설치와 변전소 추가 건설도 예정돼 있어 중장기적인 전력 수요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문 청장은 "기업이 기반시설 때문에 투자를 미루거나 계획을 변경하는 일은 없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 청장은 새만금의 경쟁력으로 재생에너지 기반 산업 생태계를 꼽았다.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산업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RE100 대응이 필수인 만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산업단지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다른 산업단지와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새만금은 2040년까지 10GW 규모의 재생에너지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부터는 1.2GW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도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단에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스마트 전력 인프라도 함께 구축된다.
투자진흥지구 세제 혜택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법인세·소득세 감면에 더해 향후 RE100 산업단지 지정이 이뤄질 경우 추가적인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문 청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제 부지 가격만 보지 않는다"며 "재생에너지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물류 경쟁력까지 함께 갖춘 곳을 선택하는 만큼 새만금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청장은 새만금을 지역 개발사업이 아닌 국가 전략사업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산업 확산과 첨단 제조업 재편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산업용지와 재생에너지, 항만·공항·철도를 연계한 물류망을 함께 갖춘 곳은 국내에서 새만금이 드물다고 평가했다.
문 청장은 "새만금은 백지에서 도시와 산업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공간"이라며 "AI와 첨단전략산업을 담아낼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새만금은 전북만의 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 국가 프로젝트"라며 "기업이 투자하고 청년이 일자리를 찾는 산업 중심지로 만들어 국가균형발전의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 청장은 인터뷰 말미에도 "새만금은 더 이상 가능성만 이야기하는 곳이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만금은 더 이상 가능성만 이야기하는 곳이어서는 안 됩니다. 약속한 투자가 실제 공장과 일자리로 이어질 때 비로소 국민도 새만금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희망고문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결과로 증명하겠습니다."
△제주(1968년생) △제주사범대학부속고 △고려대 영문학과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 △전문건설공제조합 전무 △전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차장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기반시설국장△행정고시(37회)
joyonghu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