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 늦추면 이행강제금…공공택지 공급 빨라진다

장기 미이주자에 연 최대 2000만 원 이행강제금 추진
보상 지연 줄여 공공택지·공공분양 공급 일정 단축 기대

본문 이미지 - 서울 서초구 원지동일대에 세워진 개발제한구역 안내문.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 서초구 원지동일대에 세워진 개발제한구역 안내문. ⓒ 뉴스1 박세연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토지보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공공택지와 공공주택 공급 시계가 빨라질 전망이다. 개정안은 장기 미이주자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신설해 보상 단계에서 이주를 미루는 이른바 '알박기' 관행을 줄이고, 공익사업 지연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번 토지보상법 개정안은 공익사업 토지소유자가 정당한 보상을 받고도 이주를 미루는 경우 일정 한도 내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형사처벌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되면서 장기간 이주를 미뤄도 실질적인 제재 수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반복돼 왔다.

이번 개정으로 제재 방식을 형사처벌에서 행정제재 중심으로 전환한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행강제금은 어차피 나가야 할 시점에 남아 있을 경우 경제적 부담을 느끼게 해 조금이라도 빨리 이전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라며 "공익사업이 지금보다 신속하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보상은 두텁게, 절차는 명확하게'라는 원칙을 제도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무거운 형사처벌 대신 단계적인 이행강제금으로 전환해 과도한 형사범 양성과 감정적 갈등을 줄이면서도 사업 일정은 지키겠다는 취지다. 제도 안내 후 정해진 시한까지 이주하지 않으면 단계적으로 강제금을 부과하고, 선의의 지연에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하위 법령에서 세부 기준을 정교하게 다듬는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행강제금 상한을 연 2회, 회당 1000만 원 범위에서 정하고 세부 금액과 부과 기준은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현장 수용성을 고려해 1차 500만 원에서 2차 750만 원 또는 1000만 원으로 단계적으로 금액을 높이는 방안이 거론된다.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공사 등 보상 실무기관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달 안으로 구체적인 금액과 적용 절차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본문 이미지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1.29 ⓒ 뉴스1 임세영 기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1.29 ⓒ 뉴스1 임세영 기자

정부의 공급 대책과의 연계도 강조됐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토지보상법 등 법안 후속 조치도 신속히 시행하고, 앞서 마련한 9·7 공급대책과 1·29 대책 등 공급 중심 대책을 지구별 애로 해소와 연계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택공급이 현장에서 실제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공공택지 조성 과정에서 토지보상 지연이 분양 시기를 늦춰 온 만큼, 이행강제금 도입은 공급 병목을 푸는 수단이 될 것이란 기대다.

시장에서는 보상비 부담 증가 가능성을 지적하면서도 토지 확보 리스크가 줄어 공급 예측 가능성이 커지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공공택지에서 나오는 공공분양, 공공임대 주택뿐 아니라 공익사업과 연계된 민간 개발 사업도 일정 관리가 수월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행강제금이 '만능 열쇠'는 아니지만 장기 지연을 줄여 계획된 공급 물량이 제때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될 것"이라며 "하위 법령을 통해 현장과 소유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제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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