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금융당국의 추가 대출 규제가 주택 매매·전세 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다주택 레버리지 투자는 상당 부분 막힌 상태다. 여기에 비거주 1주택과 전세·정책대출까지 옥죄면 수도권 핵심지 중심 '똘똘한 한 채' 쏠림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수도권·규제지역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공적보증을 사실상 차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현재 1주택자는 HUG·HF·SGI서울보증 등을 통해 수도권 전세대출을 최대 2억 원 안팎까지 받을 수 있다. 이 보증이 막히면 '보유 주택+전세 레버리지' 구조는 사실상 봉쇄된다.
시장에선 비거주 1주택자가 세입자 전세자금에 기대 버티던 집을 매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금이 넉넉한 세입자를 찾을 수 없는 만큼 전세 대신 월세로 돌리는 선택도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규제지역 아파트 매물 출회가 증가해 단기적으로 급매와 가격 조정을 부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실거주 수요 중심의 '한 채 압축' 흐름이 더 뚜렷해진다.
전세·정책대출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편입도 변수다. 금융당국은 무주택자라도 고액 전세대출을 받으면 이자 상환액을 DSR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억 원 이하 소액대출까지 규제에 포함하는 안도 논의 중이다. 이렇게 되면 전세 수요 일부가 월세로 이동할 여지가 크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1% 오르면 매매가격은 0.6%가량 오른다. 전세 레버리지를 줄이면 중장기적으로 매매가격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단기적으로 세입자의 자금줄이 막히면서 전세 거래가 줄 수 있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하면 서민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권 대출 공급을 줄이기 위한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RWA) 상향도 부담 요인이다. 신규 주택담보대출 RWA 하한은 이미 15%에서 20%로 올랐다. 여기에 25% 상향까지 현실화되면 같은 금액을 빌려줘도 은행은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한다. 그만큼 가계대출 문턱은 높아진다.
실수요자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 매수세는 더 선별적으로 움직인다. 결국 입지와 학군, 생활 인프라가 검증된 소수 지역으로 수요가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주택시장 안팎에선 이런 흐름이 초양극화 국면을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이번 규제 논의는 이미 진행 중인 디레버리징 흐름을 한 단계 더 밀어붙이는 신호"라며 "전세·정책대출까지 조일수록 실수요자의 거주 안정성을 해치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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