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광명 신안산선 2아치터널 붕괴 사고는 중앙기둥 설계 오류와 시공·감리 부실이 겹친 인재로 드러났다. 핵심 구조부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것이 사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일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사고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안산선 5-2공구 2아치터널(2-Arch 터널) 붕괴 사고는 설계 단계부터 문제가 있었다. 중앙기둥에 작용하는 하중을 실제보다 2.5배 낮게 계산했고, 기둥 길이도 4.72m가 아닌 0.335m로 잘못 입력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오류는 설계 검증과 설계감리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고, 착공 전 설계도서 검토와 설계 변경 과정에서도 시공사와 감리가 모두 인지하지 못했다. 사고 구간 지반에 존재하던 단층대 역시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추조사와 막장 관찰이 미흡해 지반 강도 저하와 추가 하중 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설계 과실과 시공·감리 부실이 누적되면서 중앙기둥과 터널 구조 전체가 버티지 못하고 붕괴로 이어졌다는 것이 조사위 판단이다.
다음은 손무락 사고조사위원장, 박명주 국토부 기술정책과장(기술안전정책관 직무대리), 김현진 철도투자개발과장과의 일문일답.

▶ (손무락) 사고조사위원회는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붕괴 원인을 규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특정 가정을 전제로 단정적으로 답하기는 적절하지 않다. 이번 사고는 설계 단계에서 하중을 과소 산정하고 기둥 길이를 실제보다 짧게 적용한 오류가 있었고, 이 문제가 설계 검증과 감리 과정에서 시정되지 않은 채 시공 단계로 넘어갔다.
여기에 사고 구간 단층대를 제때 파악하지 못한 지반 조사 한계와 막장 관찰·암판정 미흡 등 현장 관리 부실이 더해졌다. 시공과 감리가 안전관리계획을 지키지 않은 점도 겹치면서 중앙기둥과 터널 구조 전체에 부담이 누적돼 복합적인 원인으로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 (손무락) 사고 구간 지층은 풍화가 많이 진행된 풍화암이 넓게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지반에서는 단층대를 뚜렷하게 식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여기에 현장 관리 미흡도 영향을 미쳤다.
설계와 시공 과정에서 막장면을 면밀히 관찰하고 암질 변화를 반영해 암판정을 수행했어야 했지만 일부 공정에서는 막장 관찰을 사진으로 대체하는 등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암등급이 설계보다 불량하게 나타난 구간에서도 추가 판정과 설계 보완이 이뤄지지 않은 점이 확인됐다.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층대를 제때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 (손무락) 중앙기둥 설계 과정에서 전산 입력 중 착오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오류는 설계 검증 단계에서 다시 확인됐어야 했지만 설계사 내부 검토와 설계감리 절차를 거치면서도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다. 결국 오류가 도면과 구조계산서에 반영됐고, 이 상태로 시공 단계까지 이어졌다.
중앙기둥에 부직포를 감싼 것은 타설 직후 콘크리트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양생 전에는 주변 공정에서 발생하는 도진암편 등이 기둥에 직접 닿아 손상을 줄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한 보양막으로 사용됐다. 다만 부직포가 기둥 표면을 가리면서 균열 발생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워졌고, 결과적으로 균열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
▶ (손무락) 사고 현장 아래에는 신안산선 공사 이전부터 월판선 터널이 이미 시공돼 있었다. 이 터널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위가 상당 부분 낮아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번 2아치터널 공사 구간에서는 지하수의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조사 과정에서도 지하수 누출이나 치수 공사 미흡이 붕괴를 유발하거나 확대했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종합적으로 이번 사고는 지하수 관리 문제보다는 구조 설계 오류와 지반·시공 관리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
▶ (박명주) 다중 아치 터널 중앙기둥에 대한 3차원 안정 해석 의무화는 국가 설계 기준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관련 KDS와 표준시방 개정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며 내부적으로는 이미 사업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법령과 지침 개정에는 여러 절차가 필요해 일정 조율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 개정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설계가 새로 착수되는 터널 공사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 (박명주) 관련 제재는 건설기술 진흥법과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검토 중이다. 건설기술 진흥법 기준으로 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 재해가 발생한 경우 설계사·설계감리사·시공감리사에 대해 최대 12개월 영업정지가 가능하다. 시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부실 시공을 해 구조물에 중대한 손실이 발생한 경우 최대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이 가능하다. 구체적인 기간과 대상은 과실 정도와 고의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심사해 청문 절차를 거쳐 확정된다.
▶ (박명주)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은 최대한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지만 법령상 청문과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해 일정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과실과 고의성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는 과정이 필요해 내년 상반기까지는 관련 조치가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정지와 별개로 부실에 대한 벌점 부과도 병행할 계획이다. 설계사와 시공사뿐 아니라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개인 기술자들에게는 형사 책임이 따를 수 있어 관련 사안은 수사기관에 자료를 이관할 예정이다. 이러한 행정·사법적 제재를 통해 유사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 (김현진) 사고 발생 이후 해당 구간에 대해서는 재설계를 완료했다. 재시공을 위해서는 변경된 설계안을 반영한 실시계획 변경 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재설계안을 토대로 지하안전영향평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상반기 중 승인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 승인이 완료돼야 공사 기간과 전체 사업 일정이 확정된다. 현재로서는 신안산선 전체 개통 시점을 2028년 말로 예상하고 있으나 최종 일정은 변경 승인 결과에 따라 구체화될 예정이다. 개통 시점 역시 조정된 공정에 맞춰 다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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