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서울을 넘어 지방 대도시로 번지면서, 울산·세종 등 공급절벽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전세 매물 감소와 수급 불균형,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가 맞물리며 지방 전세난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4주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6% 오르며 30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수상으로는 울산(0.18%)·세종(0.15%)·부산(0.12%) 등 주요 지방 도시의 오름폭이 특히 컸다.
지방 전세수급지수는 100.6으로,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다. 이 가운데 울산의 전세수급지수는 124.6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으며 2021년 2월 4주(125.5) 이후 최고 수준이다. 울산 전세가격은 122주 연속 상승하며 누적 7.26% 올랐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세종의 전세수급지수는 103.7로 울산에 이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세종 아파트 전세가격은 1년 넘게 오름세를 이어가며 누적 상승률 8.41%를 기록했다.
실제 거래에서도 전세가격 상승세가 확인된다. 울산 남구 신정동 문수로아이파크 1단지 전용 101㎡ 전세는 이달 7억 3000만 원에 거래됐다. 2년 사이 1억 원이 오른 것으로, 수급지수 상위 지역에서 나타나는 전세 '체감 불안'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현재 해당 평형의 전세 매물은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태다.
민간 통계도 매물 부족을 뒷받침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남·대전·세종·부산 등 지방 주요 지역의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년 전보다 최대 80% 가까이 줄었다. 울산(-81.8%), 세종(-76.9%), 부산(-65.8%), 대구(-65.8%) 등 지방 곳곳에서 전세 물건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공급절벽은 전세시장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요인이다. 세종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급 절벽 구간에 들어섰다. 울산도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연 3000가구 안팎 공급에 그칠 전망으로, 연간 적정 수요 5500가구를 크게 밑돈다.
입주 물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경우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신규 입주가 줄어든 울산·세종 등 공급절벽 지역일수록 다주택자 이탈에 따른 매물 감소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도 지방 전세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유세·대출 규제 강화로 일부 다주택자가 지방 아파트 전세 물건을 매도하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 공급의 상당 부분을 담당해온 계층이 이탈할 경우 매물 감소가 이어지고, 이는 전세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로 서울뿐 아니라 지방 대도시 전세까지 함께 움직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급 보완 없이 규제에만 의존할 경우 지방 전세시장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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