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중동 사태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국토교통부가 화물·버스·항공·해외건설 전 분야를 아우르는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보조금 확대와 통행료 면제, 항공 규제 유예, 해외건설 안전 대응을 묶어 고유가 충격이 물류비와 민생 비용, 대외 사업 리스크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국토부에 따르면 정부는 화물·버스 운수업계를 대상으로 경유 유가연동보조금 지급 비율을 4월까지 기존 50%에서 70%로 한시 상향한다.
경유 가격이 ℓ당 1961원을 초과할 경우 현행 지급 한도(ℓ당 183원)로는 추가 지원이 어려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화물자동차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해 보조금 상한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제 유가가 추가로 상승하더라도 별도의 추가경정예산 없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져 정책 대응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영업용 화물차와 노선버스에는 재정고속도로 통행료를 한 달간 면제한다. 특히 심야(오후 9시~오전 6시) 운행 화물차에 적용되던 약 50% 수준의 할인은 전면 면제로 전환된다.
아울러 안전운임 신고센터를 통해 적정 운임 미지급 행위를 집중 점검해, 유가 상승 부담이 운수 종사자의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것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보조금과 통행료 지원에 더해 운임 단속까지 병행하는 것은 재정 지원이 운송사 이익으로 흡수되지 않고 실제 종사자 소득과 운송 안전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생활·교통 분야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모두의 카드' 요금 할인과 환급 확대를 검토한다.
또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시차 출퇴근제를 도입해 출퇴근 시간대 수요를 분산하고, 교통 혼잡과 에너지 사용을 동시에 줄인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인 비용 지원을 넘어 에너지 절약 행동을 유도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두의 카드 세부 설계와 환급 규모는 추경 편성과 함께 확정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항공 분야에서는 중동 전쟁 등 외부 요인으로 재무 여건이 악화된 항공사를 대상으로 재무구조 개선명령 이행 기한을 한시 유예한다.
기존에는 개선명령을 받은 항공사가 2년 내 자본 확충이나 부채 감축을 완료해야 했지만, 국토부는 기존 대상 항공사에는 3개월, 신규 대상 항공사에는 6개월의 추가 유예 기간을 부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급격한 구조조정이나 노선 축소를 완화하고 항공 산업 충격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해외건설 부문에서는 민관합동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중동 현장과 근로자 안전을 점검한다.
또 G2G 협력과 법률 컨설팅을 통해 공사비 분쟁에 대응하고, 인접국 대사관과 협력해 대피 체계를 사전에 점검하는 등 전쟁 장기화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국민의 일상과 경제가 흔들리지 않도록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