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광주가 정부 첫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나서면서, 한국이 '엔드투엔드(E2E) AI 자율주행' 글로벌 경쟁에 본격 진입할 시험장이 열렸다. 기술과 인프라, 규제, 안전 기준이 동시에 갖춰지지 않으면, 한국의 'K-자율주행' 도약이 절반의 성과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광주 전역을 E2E AI 기반 자율주행차가 실제 교통 흐름 속에서 달리는 'K-AI 메가 샌드박스'로 조성하고, 약 200대 수준의 실증 차량과 도로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 등 복잡한 도심에서는 난이도 높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광주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반복 검증을 수행하는 이원 구조를 통해 데이터 '플라이휠'(Flywheel)을 돌려 글로벌 수준의 E2E AI 성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플라이휠이란, 데이터를 계속 쌓고 학습시켜 AI 성능을 점점 빠르게 향상시키는 구조를 뜻한다.
광주는 전기 인프라, AI 연산 자원,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을 동시에 실험하는 첫 실증도시로, 향후 전국 자율주행 특화지구 확산의 기준점이 될 전망이다.
김건우 카카오모빌리티(424700) 소장은 자율주행 경쟁의 본질을 "E2E AI를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많이 실제 도로에 적용하느냐의 싸움"이라고 짚었다. 광주 실증도시가 데이터 플라이휠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서울에서 '에지케이스(Edge Case, 드문 상황) 중심 데이터'를 수집하고 광주에서 안정 검증을 반복하려면 막대한 GPU 연산 자원과 SDV 전환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증 차량만 늘리는 것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다.

우리나라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테슬라·웨이모 등 선도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남아 있다. 그러나 E2E AI 전환과 실도로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는 추격 가능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준원 서울대 교수는 "자율주행은 더 이상 규칙 기반 알고리즘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 중심의 E2E AI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실증도시가 충분한 주행 데이터와 반복 실증을 뒷받침하면, 한국의 상용화 전환 속도가 크게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OTA(무선 업데이트)를 통한 성능 개선, 사고 책임을 둘러싼 DSSAD·EDR 제도, 보험 체계 정비가 뒤따르지 않으면 레벨4 수준 상용 서비스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즉, 기술과 데이터뿐 아니라 법·제도·안전 기준을 함께 갖춘 패키지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결국 광주 실증도시는 한국이 K-E2E AI 자율주행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장이다. 200대 규모 실증 차량, GPU 클러스터, SDV 생태계, 규제 혁신, 시민 수용성을 제때 갖추면 광주는 자율주행 '골든타임'을 붙잡는 거점 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라도 미흡하면 "간판만 실증도시였던 실패 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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