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종료를 공식화하면서, 4년간 유예됐던 다주택 양도세 중과 제도가 다시 작동하게 됐다.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밝혔던 기조와는 다소 결이 다른 선택으로, 공급 공백기 속에서 세 부담을 지렛대로 기존 주택 매물을 유도하려는 정책 판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3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는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2022년 5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도입한 한시적 중과 배제 조치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따라 5월 10일 이후 양도분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된다.
정부가 사실상 "지금 팔라"는 신호를 보낸 셈이지만, 매물 출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과를 피하려면 시한 내 매도를 해야 하지만,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중첩된 시장 여건상 단기간에 거래를 성사시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글에서 이 대통령은 비거주 1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도 문제 삼았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투기용 주택까지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며, 장특공제가 오히려 매물을 막고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거주 1주택은 보호하되, 비거주·투기성 주택에 대해서는 보유 부담을 높여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드러낸 대목이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세제를 통해 부동산 정책을 하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했던 발언과 대비된다. 세금은 집값 조정 수단이 아니라는 원칙을 강조해왔지만, 집권 초기부터 다주택 중과 부활 시점을 못 박으면서 공약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둘러싼 논쟁도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경에는 공급 공백기에 대한 정부의 위기 인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많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본격적인 공급 대책이 시장에 체감되기까지는 빨라야 3~4년이 걸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신규 공급이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 전까지의 공백을 다주택자 세 부담을 통한 '세제 기반 공급 확대'로 메우려는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주식시장에서 유입된 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이 줄곧 "부동산 보유 비중을 낮추고 생산적 금융으로 자산 배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해 온 만큼, 다주택자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과 고가 '똘똘한 한 채'까지 세제 논의 대상에 올려 자산 이동 경로를 관리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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