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로 또 동결한 가운데, 고환율과 집값 불안을 이유로 금리 인하가 미뤄지면서 정부의 대출 규제는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길이 막혔다는 비판이 거세다.
집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동시에 강화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까지 꺾이면서 "현금이 없으면 집을 못 사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연 2.5%로 유지된 가운데, 정부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최대 6억 원 상한(시가 15억 원 이하)을 일괄 적용하고 규제지역 LTV도 40% 안팎까지 낮춘 상태다.
정부는 전체 주담대 가운데 6억 원을 넘는 고액 대출 비중이 크지 않다며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서울·수도권 중위 가격 수준(10억 원 안팎) 아파트를 사려면 이제 전체 매매가의 절반 이상을 현금으로 채워야 하는 구조가 됐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예를 들어 시세 13억 원 안팎 서울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주담대 6억 원 상한과 LTV 40% 제한이 겹쳐 추가 대출 여지가 거의 없어 7억 원 이상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집값은 잡지 못한 채 대출만 조이고, 금리도 내려가지 않으니 사실상 현금 부자만 수도권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시장이 됐다"는 불만이 나온다.

DSR 규제는 수도권 실수요자의 부담을 더 키우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는 DSR 40% 규제에 더해, 지난해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전면 시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향후 금리 상승까지 가정한 상환 능력을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산정하고 있다.
연소득 1억 원 차주가 수도권에서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함께 이용할 경우 금융권 시뮬레이션 기준 과거보다 대출 가능액이 1억 원 이상 줄어든다. 일부 차주는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높은 금리의 2금융권으로 밀려나는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집값 과열과 가계부채 누증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고강도 대출 규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수도권처럼 집값이 높은 지역에 일률적인 주담대 한도와 스트레스 DSR을 동시에 적용하는 현 체계가 실수요자 부담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공급·세제·주택금융을 함께 손보는 장기 로드맵 없이 대출만 조이면, 수도권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절망감과 시장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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