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정부가 올해 경제정책 방향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포함하지 않으면서, 제도 일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 매물 잠김이나 일시적 매물 증가 등 시장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이미 '똘똘한 한 채' 기조가 자리 잡은 상태에서 제도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거래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매물 잠김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행 소득세법상 양도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에 달한다.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주택자에게 기본세율에 20%포인트(p), 3주택 이상 소유자에게 30%p를 중과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까지 합하면 3주택자가 부담해야 할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육박한다.
이 같은 양도세 구조는 지난 2021년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2022년 5월 양도세 중과를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했고, 매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이를 1년씩 연장해왔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에서는 해당 내용이 빠지면서, 양도세 중과 결정이 미뤄진 상태다. 정부는 연장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업계는 정부의 추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년 경제정책 방향에 포함돼 왔던 양도세 중과 유예가 올해는 언급되지 않으면서, 정부가 유예 조치 종료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결정된다면, 규제 일몰 전까지 일시적인 매물 증가가 예상된다. 양도세가 적용되면 5월 10일부터 수도권 주요 지역 다주택자들은 주택 매도 시 부담해야 할 세금이 크게 늘어난다. 최대 82.5%에 달하는 실효세율 때문에 일부 다주택자는 매물을 급히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현재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 수도권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거래 자체가 쉽지 않다. 기존 세입자가 있는 물건은 실거주 의무 때문에 거래가 불가능하다. 설령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거래 허가 절차부터 최종 계약까지 최소 2~3개월이 소요된다.
제도 시행 시 급격한 매물 잠김 현상도 우려된다. 서울은 여전히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여기에 양도세 중과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까지 시행된다면, 매물 잠김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제도 시행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감한 세수 정책인 만큼,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세금 부담을 급격히 늘리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거래량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자칫 더 큰 '거래 절벽'을 불러올 수 있어, 정부가 한 차례 더 유예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이미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상태에서 정부가 부동산 세수 정상화를 명분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를 철폐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아마 설날 전후로 정부가 유예 결정을 밝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gerra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