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올해 서울 자치구 가운데 동작구의 아파트 거래량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이다. 최근 정비사업 추진과 한강 접근성도 동작구 거래량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초구의 거래량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감소했다. 대출 규제 강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과거보다 매수 접근성이 크게 낮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12월 29일 신고 기준) 동작구 아파트 거래량은 3780건으로 전년 동기(2404건) 대비 57% 증가했다.
동작구 거래 급증은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6억 원으로 묶는 6·27 대출 규제를 내놨다. 이어 10·15 부동산 대책에선 15억 원 이하 거래에서만 6억 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실제 올해 월별 기준 동작구 평균 아파트 매매 금액은 한차례도 15억 원을 넘지 않았다. 최대 금액은 지난 10월 14억 1756만 원이었다.
노량진 뉴타운을 중심으로 한 정비사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점도 거래량 증가를 뒷받침했다. 한강 접근성이 뛰어난 입지에서 향후 새 아파트 입주를 기대하는 수요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동작구 외에도 △동대문구(54%) △강서구(52%) △성동구(52%)의 거래량이 50%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동대문구와 강서구는 올해 월별 평균 매매 금액이 15억 원 이하로 집계됐다.
강북권 대표 한강 벨트로 꼽히는 성동구는 평균 거래 금액이 15억 원을 웃도는 가운데서도 거래량이 50% 이상 늘었다. 월별 기준 최고 금액은 지난 6월 기록한 17억 6779만 원으로, 8월부터 11월까지는 4개월 연속 평균 거래 금액이 15억 원을 넘겼다.
집값 상승 기대감도 성동구 거래 증가를 이끌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성동구 아파트 시세는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해 서울 평균 상승률(12.3%)을 웃돌았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초구는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거래량이 줄었다. 올해 아파트 매매 건수는 2813건으로, 지난해(2981건)보다 5.6% 감소했다. 연초부터 적용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대출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실상 대출이 필요 없는 현금 부자 중심으로만 거래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강남3구에 속한 강남구 역시 같은 이유로 거래량 증가율이 6%에 그쳤다. 이는 서초구를 제외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대출이 가능한 15억 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키 맞추기’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입주 물량 감소와 대출 규제로 정비사업 속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하향 매수와 함께 생애최초 대출을 활용한 무주택 실수요 유입도 본격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