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추석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외곽 지역과 인근 경기도까지 상승세가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대책의 실행력과 일관성이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8일 뉴스1이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인으로 100%가 가격상승을 꼽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맷값은 전주 대비 0.27% 올랐다. 상승 폭은 전주(0.19%) 대비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4주 연속 오름폭이 커졌고, 상승세 역시 35주째 이어지고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서울을 중심으로 거래량은 줄었는데 신고가 거래가 늘어나고 호가가 높아지면서 가격 지표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가격 과열, 중장기적으로는 금융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9·7 공급 대책이 시장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추가 대책이 나와도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서울 외곽 지역으로의 집값 상승세 확산도 우려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추석 이후 서울 한강벨트를 넘어 수도권 전역으로 오름세가 확산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확산하면서 수도권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70%는 공급 대책의 실행력과 일관성이 추석 이후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중요한 정책과제로 봤다.
김효선 수석위원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주거 안정 대책이 필요한데 공급의 실행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여러 차례 대책에도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 이어지지 못하면 시장의 신뢰가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다.
서정렬 교수도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을 경우 '정부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며 "현재 발표된 대책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하루빨리 제시해 시장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너무 무리한 집행목표 등은 지양하고 기존 계획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활발한 거래를 위한 세제혜택의 중요성도 제시됐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현재는 매물이 없고 거래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주 강한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만들어진 호가가 가격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양도세를 낮춰 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하고, 거래세를 낮춰 거래를 활발하게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dkim@news1.kr
편집자주 ...9·7 공급대책 발표 이후 주택시장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추석 이후 서울과 수도권, 지방 아파트·비아파트 시장에서 매매와 전세, 월세 흐름이 엇갈리며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판단이 한층 어려워졌다. <뉴스1>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하반기 집값과 전셋값 전망, 정책 효과, 시장 대응, 향후 과제를 종합적으로 짚었다.